- 현직 구청장 겨냥 제보도 줄이어
- 선거법 위반 조사·수사 잇따라

지방선거를 두 달 앞두고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발과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사소한 문제까지 고발하면서 선거가 조기에 과열 양상을 보인다.

부산 사하경찰서는 12일 모 구청장 예비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을 두고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0일 해당 예비후보에게 선거법 위반 여부 확인을 위해 출석을 요구했다. 이 예비후보가 든 홍보용 피켓이 문제였다. 경찰은 피켓을 몸에 착용하지 않고 들고 홍보에 나섰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기간 전에 홍보용 도구를 들고 자신을 알릴 수 없다. 예비후보는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끈을 달아 목에 걸어 ‘착용’했는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그는 경찰 출석 시기를 당내 경선 이후로 조율 중이다.

지역의 한 구청장은 주말에 산행을 떠난 산악회원에게 인사를 해 선거관리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A 구청장은 지난 7일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김해 금관가야휴게소에 나와 전남 여수로 떠나던 산악회 회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해당 구청장은 버스에서 내리는 산악회 회원들에게 일일이 인사하며 악수를 청했다고 알려졌다. 구청장의 뜬금없는 주말 휴게소 출현에 불법 선거운동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내 경선이 가열되면서 A 구청장이 초조한 마음에 급히 나선 것으로 정치권은 해석했다. 시 선관위 관계자는 “해당 사건에 대한 선거법 위반 제보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경찰은 B구가 야외에서 C 구청장의 사진과 구정 활동이 담긴 방송을 내보냈다는 제보를 받아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기장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 조용우 기장군 당협위원장 등 3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부산지검 동부지청에 고발했다. 지난해 말 선거구 주민 140여 명에게 무료 또는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음식물과 기념품을 제공한 혐의다. 음식물 등을 제공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지면 받은 사람 또한 제공액의 10~50배를 과태료로 내야 한다.

부산시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부산 해운대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 본인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문자메시지로 공표한 혐의로 예비후보자 D 씨를 동부지청에 고발했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는 자신이 실시한 선거 여론조사를 선거일의 투표 마감까지 공표할 수 없다.

이외에도 선거법 위반과 무관하지만, 후보자가 현직 기초단체장을 고발하기도 했다. 배지영 민중당 남구청장 후보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연 뒤 이종철 남구청장을 직무유기로 검찰에 고발했다. 배 후보 측은 이 구청장이 미군 세균무기 실험에 따른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배 후보는 최근 남구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 청구 결과 남구가 미군의 세균무기 실험실 설치와 관련해 ‘소관 업무가 아니다’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남구 주한미군기지 및 공여 구역 환경사고 예방 및 관리 조례’를 보면 구청장은 주한미군과 비상연락망을 구축해 사고를 예방하고 유사시에 대비한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돼 있다.

김봉기 김해정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