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STX조선해양이 10일 임금 및 상여금 삭감, 무급휴직 등을 수용한 노조의 대승적 결단에 힘입어 자구계획안과 이에 동의하는 노사확약서를 마련하고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하지만 채권단 대표이자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STX조선의 자구계획안의 세부사항을 검토해 타당성과 회생 의지를 확인한 후 최종 회생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STX조선 상황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줄곧 법정관리를 견지하던 산업은행의 태도 변화로 일단 회생의 물꼬를 틔운 셈이다.
STX조선 노조는 정부 및 채권단이 정한 제출 시한인 지난 9일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사측과 한밤 협상을 벌인 끝에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 제출에 전격 합의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노사 간 마라톤협상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상황만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날 오전 9시 비상대책위와 노조원 보고대회를 열고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자구계획안에 대한 사측과의 협상 경과를 노조원에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보고대회에는 노조원 60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다수가 노사 협상안에 대해 대체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양측은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생산직 인건비 75%(고정비의 40%, 500여 명 감원) 절감을 위해 추진 중이던 희망퇴직·아웃소싱 등 인적 구조조정 대신 무급휴직과 임금·상여금 삭감 등을 통해 정부와 채권단의 요구에 부응하기로 했다. 지난 8일까지 생산직 695명 중 144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노조는 노사가 전격 합의를 통해 마련한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 초안을 두고 이날 오후 6시까지 문구 조정 등 이견을 조율한 후 산업은행에 보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가 합의안을 도출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공은 이제 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며 “인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노조의 원칙을 지켰고 향후 대응은 산업은행의 최종 선택을 지켜보고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정부와 채권단이 요구한 제출 시한을 넘겼으나 노사가 자구계획안을 제출함에 따라 세부 내용과 이행 가능성 유무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이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여 STX조선의 운명은 다음 주 중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세계 4위 조선사였던 STX조선은 2016년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13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졸업했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