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사는 모자(母子)가 각각 마라톤 대회장과 군부대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이들의 목숨을 구해 화제다.

강원지역에서 육군으로 군 복무를 하고 있는 부산 청년 송현성(21) 병장은 지난달 14일 외출 허가를 받아 부대 인근 가게에 들렀다. 그런데 그의 곁을 지나치던 인접 부대의 다른 병사가 갑자기 쓰러졌다. 곧장 심정지 상태라는 걸 깨달은 송 병장은 119에 신고하고 직접 CPR(심폐소생술)에 나섰다. 통상 4분이 지나면 뇌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송 병장의 CPR 덕분에 이 병사는 호흡이 돌아왔고 뇌손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송 병장은 공로가 인정돼 여단장 표창을 받았다.

송 병장이 빠른 상황판단을 내리고 동료 병사의 목숨을 구한 데는 ‘조기 교육’의 힘이 컸다. 송 병장은 부산 소재 대한손상예방협회 정향수(47) 응급의료팀장의 아들이다. 군부대 또한 병사들에게 CPR 교육을 시행하지만, 송 병장은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인 정 팀장으로부터 응급상황 시 처치와 CPR 등 교육을 철저히 받았다.

정 팀장 본인도 2016년 5월 국제신문 마라톤 대회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의 50대 남성을 CPR로 회복시켜 감사장을 받기도 했다.

정 팀장이 활동하는 대한손상예방협회는 일상생활이나 사고에서 발생하는 신체 손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교육과 캠페인,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단체다.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던 ‘1399 응급의료지원센터’가 협회의 전신이다.

특히 CPR과 관련해 협회는 14년째 춘해병원과 온종합병원, 하나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무료 상설교육을 진행해왔다. 성인과 영·유아의 심폐소생, 기도폐쇄 시 제세동기(AED) 사용 등 교육을 이수한 시민에게는 시장 명의의 수료증을 내주는데 현재까지 시민 3만2000명이 이 교육을 이수했다. 대한손상예방협회 배석주 사무총장은 “전문 구조대원이 아닌 일반 시민도 갑작스레 심정지가 일어난 주변 시민을 구할 수 있다. 정 팀장이나 송 병장 또한 침착한 대응과 CPR로 주변인을 살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