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권남용 등 18개 혐의
- 탄핵 13개월 만에 선고
박근혜(사진)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건으로 탄핵당한 지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법의 심판을 받는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등 국정 농단 주역이 이미 유죄 선고를 받은 만큼 박 전 대통령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6일 오후 2시10분 박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 선고 공판을 연다. 지난해 4월 17일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된 지 354일 만에 이뤄지는 첫 선고다. 재판은 그동안 총 100회 진행됐다. 검토해야 할 증거가 방대하고 증인이 많아 지난해 6월부터는 주 4회씩 열렸다. 이 중 24회는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보이콧’을 한 탓에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검찰은 지난 2월 27일 결심공판에서 현행법상 유기징역 최고 형량인 징역 30년과 벌금 1185억 원을 구형했다.
이번 재판에서 다루는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강요, 강요 미수, 공무상 비밀 누설 등 18가지다. 이 중 13가지 혐의에서 최 씨와 공범으로 묶여 있다.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내도록 모금(직권 남용, 강요)한 것과 삼성에 정유라 승마 지원 강요, 롯데와 SK그룹에 K스포츠 재단 추가 출연 강요(특가법 뇌물) 등이다.
최 씨의 1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11개 혐의에서 일부 혹은 전부를 유죄로 인정했다. 최 씨가 박 전 대통령에게 청탁하고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관계자에게 지시하는 방식으로 뇌물수수, 강요 등이 이뤄졌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최 씨는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뇌물수수와 직권남용은 공무원이 주범이고, 국정 최종 결정권자라는 대통령의 직위를 고려할 때 박 전 대통령이 ‘사인’인 최 씨보다 무거운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은 방청석 앞 고정 카메라 4대로 촬영돼 생방송으로 중계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부터 재판 출석을 거부해온 만큼 피고인석은 빈 채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1심 선고 공판을 생중계한다는 법원 결정에 반발해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환 수석부장판사)는 이를 각하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