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 대학 움직임 관망
- 경남교육감 “의견수렴부터”

교육부가 일부 대학에 2020학년도 입시에서 정시모집 비중을 늘려달라고 요청하면서 실제로 정시 모집을 늘리는 대학이 나왔다. 그러나 부산지역 대학은 이미 2020학년도 입학전형을 확정 지은 만큼 당장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연세대는 2일 2020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폐지하고 정시모집 인원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동국대도 정시모집 전형 비율을 늘리고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완화하기로 했다. 성균관대는 정시모집은 늘리되 최저학력 기준은 유지하기로 했다.

부산지역 대학 상당수는 입학 전형을 당장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달 30일 2020학년도 입학전형을 확정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한 상황이어서 이를 수정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수정을 위해 일정 기간이 추가로 주어진다 하더라도 입학 전형과 선발 인원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전 학과 의견수렴, 학내 전형심의위원회, 교무회의 등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더해 사전 예고제로 운영된 입학 전형 계획을 며칠 만에 수정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지역의 한 국립대 관계자는 “입학 전형은 3년 전에 이미 예고되는데 갑자기 이렇게 기조가 흔들리는 것은 문제”라며 “대교협이나 교육부 등에서 전형 계획 수정이 가능하다는 공문 등을 받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역 사립대는 정시모집 비중이 늘어나면 신입생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는다며 난색을 보였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이어서 지역 사립대는 수시모집으로 신입생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지역 거점대학이나 다른 지역 대학이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보고 있다”며 “이달 중순 대교협이 주최하는 입학처장회의가 있는데 회의에 참석해봐야 분위기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훈 경남도 교육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부가 추진하는 학생부종합전형 축소를 전제로 한 정시모집 비율 확대에 우려한다”며 “교육주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하송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