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박유류 뺏기고 인명피해 없어
- 가나해역서 선원 인질은 이례적
- 외교부 “주중 교섭요구 가능성”
지난달 27일 새벽 가나 해역에서 한국인 선원을 태우고 조업을 벌이다 해적의 습격을 당한 참치잡이 어선 마린 711호(455t·국제신문 2일 자 2면 보도)가 4년 전에도 비슷한 일을 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선장 승진 이후 첫 출항에 나섰다가 피랍된 A(48) 씨를 비롯한 선원 가족은 애타게 생환 소식을 기다린다.
마린 711호의 선원 공급·관리 업무를 담당한 마리나 교역은 2일 해당 어선이 2014년에도 비슷한 사건에 휘말렸다고 밝혔다. 마린 711호는 2011년부터 가나 인근 해역에서 참치잡이 조업을 벌여왔다. 그러던 중 2014년 6월 4일 해적의 습격을 받아 배를 탈취당했다. 해적은 한국 정부와 공조한 베냉·나이지리아 해군이 추격하자 연료유 등 기름만 빼낸 채 마린 711호를 나이지리아 해상에 버리고 도주했다. 배에 탄 한국인 선장, 기관장, 조리장 등 선원도 무사히 돌아왔다.
12년째 가나 해역에 선원을 송출하는 마리나 해역은 이번 사건을 이례적인 사례로 봤다. 이 해역에서 활동하는 나이지리아 해적은 통상 선박의 기름이나 어획물을 목표로 삼을 뿐 소말리아 해적처럼 인질을 붙잡거나 몸값을 요구하는 일은 드물다는 것이다. 마리나 교역은 선내에 난입한 해적 9명이 통신장치를 떼 무력화시켰으며, 한국인 선장인 A 씨와 기관사 B(56) 씨, 항해사 C(43) 씨 외에도 그리스인 1명과 가나인 1명을 쾌속정에 태워간 것으로 파악했다. B 씨는 지난해 1월부터, A 씨와 C 씨는 지난달 처음으로 마린 711호에 승선했는데 A 씨의 경우 선장 승격 이후 첫 출항에 나섰다가 사건에 휘말렸다.
외교부가 선원 가족과 핫라인을 구축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만, 가족은 애를 태우고 있다. 외교부는 통상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상황이 해결된 뒤에 공개한다. 하지만 현지 언론이 마린 711호 피랍 사실을 보도하고, 가나에 사는 한국인이 이 소식을 SNS를 통해 국내로 전하면서 외교부도 납치 사실을 공개했다.
외교부와 선주, 마리나 교역 등은 해적의 연락을 기다리지만 접촉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마리나 교역 관계자는 “해적이 이번 주 안에 교섭을 요구해올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