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가 감싼 의혹도… 경찰 수사

부산의 한 중학교 교사가 여학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일삼아온 일이 드러났다. 이는 미투(#MeToo, 나도 당했다)운동이 한창인 이달에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28일 여학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일삼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A 중학교 B 교사를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B 교사는 지난 1일 A 중학교에 부임한 직후 수업을 진행하며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중학교에 재학 중인 C 양은 “날이 갈수록 발언의 수위가 높아졌다. 짧은 치마를 입은 학생에게 치마를 벗기고 싶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문제가 불거지자 동료 교사가 A 교사를 두둔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같은 학교 D 양은 “다른 선생님이 ‘화장을 하고, 교복 치마를 짧게 줄이고 다니니까 그런 얘기를 듣지’라는 말을 했다”며 “이후 해당 선생님이 사과를 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망한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

A 교사의 성희롱 사건은 자녀에게 이야기를 건네 들은 학부모가 학교에 항의하면서 드러났다. 이에 A 중학교는 지난 14일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수사에 착수한 금정경찰서는 여학생 222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 피해자 대부분은 3학년 여학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성추행은 없는 듯 보이며, 성희롱은 확실하다. 성희롱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다만 미성년자인 중학생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B 교사는 현재 직무 배제 상태로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A 중학교 관계자는 “사건 발생 후 매뉴얼에 따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B 교사의 행정처분이 결정된다”고 말했다. 성희롱이 인정되면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B 교사는 중징계(정직, 강등, 해임, 파면) 처리된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