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구 징수율 5년 간 2% 상승
- “건전한 납세 문화 정착 효과”

부산 기초자치단체들이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주민을 예우하는 조례를 속속 제정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조례 제정이 세금 내는 것을 압박하기만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기한을 지켜 납세하는 개인과 법인에 혜택을 제공하고, 건전한 납세 문화를 정착시키는 효과도 띨 것으로 기대한다.

부산 부산진구는 오는 30일까지 ‘부산진구 모범납세자 예우 및 지원 조례’를 입법 예고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조례는 지방세 가운데 재산세나 주민세 등 구세 납부액이 연간 500만 원 이상인 개인 또는 1000만 원 이상인 법인 가운데 3년간 늦지 않고 구세를 모두 낸 이를 ‘성실납세자’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성실납세자에게는 ‘우수납세자’로 선정될 기회가 주어진다. 부산진구는 매년 1월 말까지 신청을 받아 3월 우수납세자를 선정한다. 우수납세자로 선정되면 지역 공영 주차장 8곳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법인의 경우 3년간 구 세무조사가 면제되고, 사정이 어려우면 담보 없이도 세금 징수를 1회 유예해준다.

부산 16개 구·군 가운데 이런 조례를 만들었거나 제정하고 있는 곳은 부산진구를 포함해 6곳이다. 해운대구는 2009년 모범납세자 예우 조례를 제정했다. 서구는 2014년, 동래·수영·중구는 지난해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 내용은 개인과 법인을 구분해 성실·우수납세자를 선정하고, 공영 주차장 무료 이용 및 세무조사 면제·징수유예 등 혜택을 주는 것으로 비슷하다. 해운대구는 세금 고지서를 메일로 받고 자동이체로 납부하는 주민을 추첨해 전통시장 상품권도 나눠준다.

지방세는 재산세 면허등록세를 포함한 구세와 자동차세 등을 포함한 시세로 나뉜다. 납세자의 80% 이상이 자동이체 대신 세목별 고지서를 받아 세금을 납부한다. 이들 구·군의 지방세 징수율은 이전에도 95% 수준으로 높은 편이었으나 조례 제정 이후 해운대구의 지방세 징수율은 최근 5년간 94.5%에서 95.2%로 소폭 올랐다. 서구 또한 같은 기간 징수율이 94.2%에서 96.1%로 뛰었다.

이들 지자체는 법에 따라 1.2~3%의 가산세를 매기는 압박 방식 이외에 모범적으로 납세한 개인과 법인에 혜택을 제공한 것 또한 징수율 상승의 긍정적 요인이 됐다고 분석한다. 가장 먼저 관련 조례를 제정한 해운대구 관계자는 “납세자를 압박만 하는 방식으로는 징수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며 “법인 입장에서는 세무조사 면제나 무담보 징수 유예가 상당한 혜택으로 작용한다. 조례는 어김없이 세금을 내는 납세자를 우대한다는 선언적 의미도 있어 납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모범납세자 예우 및 지원 조례’ 제정한 　 4개 구·군 최근 5년 지방세 징수율   (단위 : %) 연도 지자체 2013 2014 2015 2016 2017 수영구 95.6  96.4  96.1  96.1  96.1 중구 96  96 96  96.9  97.2 동래구 92.7  93.6  94.5  95.1  95 부산진구  95.9  96.9  97  97.4  9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