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여건에 놓인 세입자를 폭행한 50대 집주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자신의 집에 세들어 사는 40대 여성 A 씨를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혐의 (특수폭행)로 19일 권모(55) 씨를 구속했다. 권 씨는 지난 10일 오후 6시5분 동구 수정동 자택에서 마당에 놓여 있던 흉기를 들고 귀가하는 A 씨를 찌를 듯 위협하며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가 지체장애가 있는 남편과 함께 2013년 권 씨 집 남는 방의 세입자로 들어온 것으로 파악했다. 이후 A 씨가 집주인인 권 씨에게 보일러 수리 등을 요구했지만 권 씨는 “요구사항이 많다”며 지속적으로 A 씨에게 욕설을 가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권 씨는 실제로 A 씨를 폭행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히기도 했다. 당시 A 씨는 권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앙심을 품은 권 씨가 A 씨에 대한 욕설과 괄시의 강도를 높였고, 사건 당일 술을 먹던 중 마당에 과도가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시비를 걸어 폭행까지 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는 장애가 있는 남편을 부양하는 데다 경제적 여건도 넉넉하지 못해 이런 괄시를 받으면서도 다른 곳으로 이사하지 못했다. 경찰은 “LH 주택공사와 연계해 A 씨가 7000만 원가량 자금지원을 받아 다른 곳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