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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이젠 '1인 1스포츠클럽' 시대 <2> 테니스 동호회

부산오픈에 ‘정현 열풍’까지… ‘성지’ 걸맞은 인프라 필요

부산을 건강하게 '부·강 프로젝트'Ⅱ

  •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  |   입력 : 2018-03-18 18:42:35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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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국제대회 열리는 ‘성지’
- 작년 말 기준 클럽 수 총 278개
- 동호인 5500명 활동 인기 높아

- 최대 규모 클럽 ‘나인여성클럽’
- 회원 50명·연령층 20~60대 다양
- 취미로 시작한 주부, 아마선수로

- 동래·금정·사하구에 클럽 활성화
- 자치단체 코트 사용료 지원 희망
- 지도자 확보·체계적인 교육 절실

지난 16일 오전 부산 동래구 사직동 종합실내테니스장. ‘아줌마’ 20여 명이 열심히 코트를 휘저었다. 기본기와 체력이 탄탄한 ‘엘리트급’부터 공을 받아넘기는 데 급급한 ‘초보’도 눈에 띄었다. 이들 모두는 공통점이 있었다. 실제 나이보다 외모가 훨씬 젊어 보인다는 것이다. 부산 여성 테니스 동호회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나인여성클럽’ 회원들은 “테니스가 ‘동안’의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나인여성클럽 회원들이 연습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나인여성클럽은 여러 개의 소규모 클럽이 통합돼 2013년 출범했다. 초기 13명에서 지금은 50여 명으로 불어났다.

회원들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훈련을 한다. 직장인은 월요일 오후 6시부터 3시간 동안 연습한다. 나인여성클럽은 또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월례회’를 열어 친선경기를 한다.

   
테니스에 갓 입문한 수강생(왼쪽)이 지난 16일 부산종합실내테니스장에서 부산거점스포츠클럽의 레슨 프로그램에 참여해 연습을 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회원의 연령대도 26살 ‘막내’부터 64세의 ‘왕언니’까지 다양하다. 많게는 손녀-할머니 사이 정도로 나이 차가 나지만 세대 간 위화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나인클럽 박현빈(56) 회장은 “테니스에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클럽 안에서는 모두 언니 또는 동생”이라며 “회원 대부분이 주부이다 보니 가사와 육아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테니스로 날려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가 많은 회원들은 어린 동생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젊음을 유지한다. 동생들은 언니들로부터 테니스는 물론 ‘인생’도 배운다.

테니스는 다른 종목에 비해 동호회와 동호인 수가 많은 ‘인기’ 종목에 속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테니스는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나인클럽에 가입한 지 갓 일주일 됐다는 ‘새내기’ 황성희(43) 씨는 “오랫동안 테니스를 친 남편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다. 테니스는 온몸을 다 써야 하고 생각도 많이 해야 해 두뇌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이제 막 입문했지만 벌써부터 몸이 예전보다 좋아졌다”고 ‘예찬론’을 폈다.

취미생활로 시작한 운동이지만 실력을 쌓은 뒤에는 아마추어 대회에도 참가한다. 클럽 대항전에서는 프로 경기 못지않은 불꽃 튀는 승부가 펼쳐진다. 아마추어 여성 대회는 하위 리그인 ‘개나리부’와 상위리그 ‘국화부’로 나뉜다. 나인클럽에는 국화부 선수가 13명이나 된다. 나머지는 개나리부 대회에 나간다. 서경남(59) 고문은 “테니스는 1, 2년 만에 실력이 급격하게 느는 종목이 아니다. 최소 5년 정도 꾸준히 연습해야 대회에 나설 수 있다. 10년 이상 치면 국화부 승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나인여성클럽 회원들이 포핸드 연습을 하는 모습. 김성효 기자
‘예외’도 있다. 2년 전 클럽에 들어온 이영미 씨는 부산지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강자다. 그는 “처음에는 포핸드를 겨우 칠 수 있는 정도였는데, 선배들의 세심한 지도를 받으면서 기량이 발전했다. 나도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 테니스 동호인들에게는 ‘성지’나 다름없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 중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부산오픈이 열리기 때문이다. 부산오픈은 동호인 단체인 ‘테니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1999년 상위 랭커 초청대회를 연 것이 시초다. 2003년에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챌린지 대회로 격상됐다. 올해 호주오픈 4강에 오른 정현(22)도 2013년부터 부산오픈에 꾸준히 출전했다.

부산에는 테니스를 즐기는 동호인도 많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278개의 클럽에서 5500여 명의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테니스장을 끼고 있는 동래·금정·사하구에 테니스 클럽이 활성화돼 있다.

테니스인들은 정현의 활약으로 뜨거워진 테니스 열기를 이어가려면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코트 사용료’이다. 나인클럽이 이용하는 부산종합실내테니스장의 평일 코트 1면 사용료는 시간당 2만 원이다. 주말이나 공휴일·야간에는 2만5000원으로 더 비싸다. 금정체육공원 실내테니스장의 이용료도 같다.

나인클럽은 코트 사용료로 연간 1200만 원을 쓴다. 박현빈 회장은 “빠듯한 클럽 살림에 취미생활을 즐기려는 주부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금액이다. 코트 사용료가 낮아지면 더 많은 사람이 테니스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도자 수도 수요보다 부족하다. 요즘은 ‘정현 열풍’으로 부산거점스포츠클럽에서 운영하는 테니스 프로그램에 수강생이 몰려들고 있다. 테니스클럽 가입 문의도 크게 늘었다. 반면 지도자 수는 한정돼 있어 체계적인 교육을 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 공동기획 : 국제신문·부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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