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재옥 의원 작년 법개정안 발의
- 정치권 논의도 못한 채 계류 중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인기 있는 전동휠의 규제를 완화하려고 발의된 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아 전동휠 이용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피해를 당할 상황에 놓였다.

	한 시민이 16일 부산진구 한 도로에서 전동휠을 타고 있다. 전민철 기자

자유한국당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국회의원실은 지난해 6월 발의한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이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계류돼 있다고 16일 밝혔다. 개정안은 시속 25㎞ 미만 출력 전동휠은 면허 없이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윤 의원은 현행법이 전동휠의 특수한 편의성을 저해하는 데다 자칫 이용자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봐 이 같은 개정안을 냈다. 현행법은 바퀴 개수나 손잡이 유무 등 형태와는 무관하게 전동휠을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한다.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하려면 1·2종 보통면허 또는 원동기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숙달됐더라도 면허가 없는 채로 전동휠을 몰다가 적발되면 3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뺑소니나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되면 도로교통법 교통사고처리특례법 등으로 처벌을 받는다. 또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기 때문에 전동휠은 차도로만 다녀야 한다.

문제는 전동휠을 사거나 빌리려는 시민이 가게에서 이 같은 설명을 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 렌털숍 관계자는 “면허가 없어도 괜찮으냐”는 질문에 “조작법이 어렵지 않으니 숙지한 뒤 해변 인도에서 타면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온라인 판매의 경우 제품의 규격이나 출력 등 정보 제공에는 충실하지만 면허가 없거나 전동휠을 인도에서 운행할 때 이용자가 짊어져야 할 법적 책임을 언급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전동휠 이용자는 계속 늘고 있다. 전동휠은 자동차처럼 신고 의무가 없어 정확한 수효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해 국내에 6만 대가 시중에 풀렸고, 올해 7만5000대가 공급될 것으로 추산했다. 부산에서도 지난해 12월 한 대형마트에 전동휠 가게가 들어선 뒤 매일 1대 이상이 팔려 나가는 실적을 올렸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정당별로 내홍을 앓거나 여야 간 대립하는 사안이 많아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며 “전동휠 이용자는 자신도 모르는 새 범죄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말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올해 2억7900만 원을 투입해 용역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시범지구 운영을 검토하고 이용 지침을 수립할 방침이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