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사업비 끊기자 발길도 끊겨 ‘썰렁’

문화 자원·전통시장 연계 육성

  •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  |   입력 : 2018-03-12 19:25:47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3년간 국·시비 지원 후 자립추진
- 지원금 없으면 사업 유지 어려워
- 부산 16곳 중 10곳 자생 실패
- 전문가 “천편일률적인 운영 탓”

- 전국 첫 체험형 서동미로시장 등
- 사후관리 안돼 반짝 인기 그쳐

“사업할 때만 젊은이들이 반짝 오지 지금은 아무도 안 와. 결국 시장이 다시 예전처럼 됐지 뭐.”
부산 금정구 서동미로시장 내에 조성된 ‘비밀의 정원’이 관리가 되지 않은 채로 방치돼 있다. 서정빈 기자
12일 오후 3시께 부산 금정구 서동미로시장. 31년째 이곳에서 장사한 최옥선(64) 씨는 미로시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전국 최초로 체험형 특화시장을 조성해 떠들썩했던 시장의 분위기는 찾을 수 없었다. 체험이용권을 받기 위해 찾은 관광안내소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나 홀로 투어마저 쉽지 않았다. 관광안내판은 설치물에 가려 있고 주위엔 쓰레기 더미가 가득했다. 여기저기 얽힌 1.5m 너비의 좁은 골목길을 지나 겨우 찾은 11개의 스탬프 상자는 텅 비었다. 휴식공간으로 조성됐던 ‘비밀의 정원’은 오랜 시간 손길이 미치지 않은 듯 보였다. 정원의 화분은 쓰러졌고 음식물 쓰레기마저 곳곳에 버려졌다.

8년간 100억 원을 넘게 지역에 쏟아부은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살리기 사업’이 사후 관리가 안 돼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추진하는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은 지역의 문화자원과 연계해 해당 시장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관광명소형 시장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3년간 육성사업단이 구성돼 국비와 시비가 50%씩 최대 21억 원이 지원된다. 문제는 3년간의 사업이 끝난 뒤다. 3년이 지나면 국·시비의 지원이 끊겨 담당 구와 상인회에서 자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지역 내 대다수 전통시장이 문화관광형 육성사업에 선정돼 지원을 받았으나 3년 뒤 자립하지 못해 하나 마나 한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 2010년부터 추진된 이 사업은 현재까지 지역 내에서 16개의 전통시장이 선정됐고 그중 10개의 전통시장에서 사업은 끝났다. 금정구 서동미로시장에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5억 6000만 원이 투입됐다. 당시 전국 최초로 체험형 특화시장을 만든다며 전통시장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시장해설사를 육성했지만, 현재 유지되고 있는 사업은 없다. 금정구 관계자는 “애초에 국·시비 지원 등을 통해 시장이 자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였다. 3년간의 모든 사업이 끝난 상황에서 금정구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젠 시장이 자립하는 일만 남았다”며 말했다.

다른 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동래시장은 2013년부터 3년간 15억9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퓨전 파전 만들기 대회 등 특화 콘텐츠를 개발했지만 지원이 중단되자 명맥은 끊겼다. 자갈치시장도 이 사업으로 지원받아 대형판매 축제를 열었으나 2012년 지원이 끝난 뒤 현재 이 사업은 중단됐다. 그나마 명맥을 잇는 시장은 부평깡통야시장이 유일하다. 부평깡통시장은 2013년 해당 사업에 선정돼 야시장을 조성한 뒤 현재 전국 명물로 우뚝 섰다.

전문가들은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이 시장의 특성과 상관없이 천편일률적으로 운영된 점을 비판했다. 사업계획서를 보면 크게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자생력 강화, 이벤트·행사 사업으로 나뉜다. 세부 사업도 상인 문화 아카데미와 홍보물 제작 등 대부분 유사하다. 동아대 정남기(경제학) 교수는 “전통시장 특성에 상관없이 대부분 3년짜리 사업이다. 상인과 오랜 기간 논의해 시장의 특성을 파악해 사업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전원 국힘서 민주당 다수로…낙동강協 단체장 회동 촉각
  2. 2인구감소지역 신규지정 금정구, 정주여건 개선 올인
  3. 3지방소멸기금 강원·충남 66억씩 최다…부산·경남 34억씩
  4. 4市 개발 ‘부산 단디체’ 무료 배포…130개국서 활용 가능
  5. 5북극항로 연 아크로호 귀항…이젠 상업화 길 연다
  6. 6시속 110㎞ 스릴, 6m 아기상어 캐릭터, 달맞이 음악실…부산 새 핫플
  7. 7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8. 8부산북구 자체 감사 가시밭길…의회 “감사를 감사할 것” 벼러
  9. 9“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10. 10매출 목표 30% 그친 홈플러스, 분리매각 기로
  1. 1경찰개혁·김지용 중수청장 청문도 공방 예고…부산 해수부 첫 국감
  2. 2與·한동훈 점입가경 공방 인신공격까지(종합)
  3. 3정부, 김지용 저격 임은정 감찰 지시(종합)
  4. 4국힘 “한미 균열…정동영 통일부 장관·이종석 국가정보원장 경질을”(종합)
  5. 5[속보]외교부, 사우디 전역에 ‘출국 권고’…중동 재외국민 안전대책 점검
  6. 6주진우 "대구 천장 붕괴사고 때 이 대통령 골프, 참사때마다 벌써 세 번째"
  7. 7울산 북구, 내년 구의원 월정수당 15% 인상안 주민 의견 듣는다
  8. 8이 대통령 "팬스타아크로호 귀항 축하, 이번 성과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대 준비"
  9. 9우크라 갈등에 한미 정보협력 난기류까지…靑 고심
  10. 10노무현·박원순 소환한 이 대통령 "품격없다 비난해도 SNS 소통 계속할 것"
  1. 1북극항로 연 아크로호 귀항…이젠 상업화 길 연다
  2. 2시속 110㎞ 스릴, 6m 아기상어 캐릭터, 달맞이 음악실…부산 새 핫플
  3. 3매출 목표 30% 그친 홈플러스, 분리매각 기로
  4. 4[한 손 뉴스] 국산 비만치료 신약 ‘에페’, 위고비·마운자로에 도전장
  5. 5최전방 GOP용 ‘AI 경계병’ 개발한다
  6. 6발전설비 점검하고, 길 위 장애물 치우고…부산 기관 로봇들 맹활약
  7. 7“부산 중심으로 체계적 해양AI 개발…협의체 꾸리자”
  8. 8고금리 벼랑 부산 취약층에 ‘재기 사다리’…910건 금융지원
  9. 92030세대 겨냥 ‘저도수 토마토 막걸리’ 뜬다
  10. 10신세계센텀서 ‘미세키서울’ 26FW 선봬
  1. 1전원 국힘서 민주당 다수로…낙동강協 단체장 회동 촉각
  2. 2인구감소지역 신규지정 금정구, 정주여건 개선 올인
  3. 3지방소멸기금 강원·충남 66억씩 최다…부산·경남 34억씩
  4. 4市 개발 ‘부산 단디체’ 무료 배포…130개국서 활용 가능
  5. 5부산북구 자체 감사 가시밭길…의회 “감사를 감사할 것” 벼러
  6. 6“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7. 7합천·하동·산청·거창, 인구소멸 해법으로 양수발전소 유치전
  8. 8거제 양대 조선소, 지역 인재 더 뽑는다
  9. 9선수 공간까지 체험하는 돔투어…야구 테마 복합문화시설
  10. 10“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기업 유치 등 사천 경제 활성화”
  1. 1롯데, 신인 전원 계약…유망주 박근서 3억에
  2. 21부 승격 향한 마지막 질주…부산아이파크, 막판 승점 쌓기 총력전
  3. 3과감한 샷 2R 버디 11개 폭발…유현조 ‘부산의 퀸’(종합)
  4. 4유도 차세대 간판 이현지, 세계선수권 정상 메치다
  5. 5유현조, 여자골프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 정상…시즌 2승
  6. 6허훈·킹 47점 합작에도…KCC, KT에 접전 끝 패배
  7. 7한화 김경문 감독·손혁 단장 동반 퇴진…후임 인선 착수
  8. 8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9. 9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10. 10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우리은행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부산 라이프스타일 만족도 최상…아이 키우기에도 매력적”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기업 유치 등 사천 경제 활성화”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