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도로 따로 내기 어렵다” 난색

울산의 한 아파트 입주민들이 자녀 통학 길이 국도변이어서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엿새째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7일 울산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울주군 청량면 문수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문수데시앙 아파트 주민 상당수가 개학일인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

이 학교 전교생 155명 대부분은 1.5㎞ 정도 떨어진 문수데시앙 아파트에 살고 있다. 등교를 하지 않고 있는 학생은 전교생의 3분의 2가량에 달한다.

이들 학생은 대부분 아파트 내 작은 도서관에 모여 책을 읽거나 미디어 시청을 하고 있다. 학부모들이 자녀의 등교를 거부하는 것은 통학로가 국도변이어서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데도 울주군과 강남교육지원청이 대책 마련을 외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등교 거부에 앞서 학부모들은 안전한 별도의 통학로를 개설해 주거나, 통학버스를 운행해 줄 것을 군과 지원청에 요구했다.

하지만 군은 이미 국도변에 인도가 개설돼 있는 만큼 별도의 도로를 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교육지원청 역시 통학버스를 지원할 수 있는 규정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급기야 등교 거부 사태로 이어진 것이다.

문수데시앙 아파트 학부모회는 연일 학생들의 등교 시간에 맞춰 통학로를 따라 국도변과 울주군청 앞 등에서 피켓 시위를 벌이며 안전한 통학로 개설을 촉구하고 있다.

학부모회는 이번 주까지 등교 거부를 계속하고 다음 주부터는 등교는 시키되, 특정 일에 맞춰 산발적 등교 거부를 하기로 했다.

최미소 문수데시앙 학부모회장은 “병설유치원은 통학버스 운영이 되고 초등학생은 안 된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안전한 별도의 통학로가 개설되기 전까지는 통학버스를 지원해야 한다”며 “계속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통학 불안을 외면한다면 등교 거부는 장기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