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작이 대표, 동영상 촬영 의혹
- 문화재단, 가해자들 지원 중단
‘미투(#MeToo)’ 운동이 전국적인 관심을 끌면서 곳곳에서 미투 연루 인사의 흔적 지우기가 이어지고 있다.
| |  |
| 부산의 각 기관들이 미투 연루 인사와 거리를 두고 있다. 사진은 부산경찰청 후문에 있는 홍보물로 최근 오달수(왼쪽)에서 경찰관으로 모델이 교체됐다. 부산경찰청 제공 |
27일 부산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 역사 포토존. 배우 조재현을 비롯해 조진웅 김정태 김현숙 등 배우와 코미디언 윤형빈 등이 포즈를 잡고 있는데 조재현의 얼굴에만 ‘교체 예정 중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글귀가 적힌 흰색 패널이 덮여 있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현재 새로운 포토존을 제작하고 있다. 완성되면 바로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범죄를 시인한 조재현은 모교인 경성대의 교수직도 내려놓았고 출연 중인 드라마에서도 하차할 계획이다. 경성대 관계자는 “조재현이 연극영화학부 졸업생 현황 첫 줄에 올라 있다. 필요하면 삭제 조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미투 운동으로 폭로가 이어진 배우 오달수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부산경찰청은 최근 청사 후문의 홍보물을 교체했다. 앞서 설치된 홍보물에는 경찰 제복을 입은 오달수와 ‘아저씨만 믿어’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지만 지금은 경찰관으로 교체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원래 홍보물은 6개월 만에 교체된다. 특별히 오달수가 있어 교체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시기가 묘하게 맞아떨어지긴 했다”고 여운을 남겼다.
오달수가 홍보대사를 맡은 부산대병원도 해촉을 논의 중이다. 부산대병원은 지난해 9월 개원 60주년을 맞아 오달수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당시 오 씨는 ‘변호인’ ‘국제시장’ ‘암살’ 등 인기 영화에 잇따라 출연해 ‘1000만 요정’이라는 별명으로 주가를 올릴 때였다. 그러나 올해 미투 운동에 연루되자 부산대병원 측은 고민에 빠졌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홍보대사 임기가 오는 10월까지이지만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성년인 극단 여자 단원(당시 16, 18세)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경남 김해 극단 ‘번작이’의 대표 조모(50) 씨가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성폭행 당시 동영상까지 촬영했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경남시민주권연합은 보도자료에서 “조 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A 씨로부터 ‘피해를 입을 당시 동영상 촬영까지 당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며 “번작이가 김해시 청소년연극제 사업을 몇 차례 진행한 점을 고려한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조 씨를 위계에 의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부산문화재단도 이날 성폭력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인사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거나 보류하고, 가해 사실이 확인되면 재단의 사업지원과 심의 대상에서 배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성폭력 가해자가 소속된 단체는 별도로 종합심의위원회를 열어 지원 여부를 결정하게 함으로써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로 했다. 이종호 신귀영 박호걸 김봉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