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청, 4·6층 동시철거 확인
- 철거 과정 감독 시스템 전무
철거 중에 무너진 부산 금정구 6층 건물 (국제신문 지난 15일 자 7면 보도)의 붕괴 원인이 ‘밑돌빼기’식 공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공사장에서 철거 건물들이 세 번이나 무너져 도로를 덮친 이유가 안전불감증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부산고용노동청은 18일 금정구 부곡동 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 4번 출구 앞 재개발 지역인 삼한골든뷰에듀스테이션 철거 중 붕괴한 건물 공사 현장에 근로감독을 나선 결과 건물 붕괴 원인으로 철거 시행계획서의 미이행을 꼽았다.
철거 시행계획서에 따르면 건물을 철거할 때 위층에서부터 아래층으로 차례대로 해체작업을 해야 한다. 아래층부터 철거 시 위층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한꺼번에 무너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부곡동 철거 건물의 붕괴 현장에서는 이 같은 순서가 무시된 채 철거가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꼭대기 층인 6층과 4층의 철거를 동시에 진행하면서 4층의 기둥이 5·6층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전 층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애초 철거 시행계획서가 공사 현장의 사정을 반영하지 않은 채 설계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철거가 진행되던 공사장 1m 앞은 편도 1차로 도로로 차량이 운행하며 바로 옆에는 상가 건물이 있어 사람들이 드나든다. 부산고용노동청 관계자는 “공사장 인근의 상황과 지반 등에 따라 철거계획서가 수립돼야 한다. 이와 더불어 공사 현장 상황에 맞는 건설 노동자 교육도 미비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담당 자치단체가 철거 과정을 의무적으로 관리·감독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없다는 점이다. 철거 시행업체는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담당 구·군에 철거 시행계획서만 제출하면 된다. 이후 철거가 계획서대로 잘 이행되고 있는지 감독할 권한은 자치단체에 없다.
정미영(더불어민주당) 구의원은 “낡은 건물이 많은 부산의 경우 곳곳에서 철거 공사가 이뤄지는 만큼 위험한 곳이 수두룩하다. 철거 계획서를 제출한 뒤 이행 여부를 감독할 주체가 필요하다”고 시스템 개선을 요구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