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대목을 맞아 정부가 온누리 상품권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오는 14일까지 설 연휴 전통시장 매출 촉진을 위해 온누리 상품권 할인율을 종전 5%에서 10%로 확대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2월 한달 동안 개인이 구매할 수는 상품권 한도도 3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늘렸다. 이와 함께 행정안전부에서는 올해부터 공무원 복지포인트 중 일부를 온누리 상품권으로 지급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국가직 공무원의 경우 종전 10%를 지급했지만 올해부터는 30%로 확대했다. 설날 대목에 전통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대책이다.

전통시장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일부 효과도 있었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공무원들이 의무구매 후 현금으로 바꾸는 ‘깡’을 하는 경우도 있고 시장상인들조차 이용에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공무원인 박모(30) 씨는 “직원들 사이에 이른바 ‘온누리깡’이라는 게 있다. 백화점 등 상품권을 취급하는 곳에 가서 온누리 상품권을 주고 현금을 챙기는 방법이다”며 “전통시장에 가서 물품을 살 일이 별로 없으니 손해를 보더라도 현금을 챙기는 게 나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상인에게도 온누리 상품권이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온누리 상품권을 취급하는 남구의 한 상인은 “3000~4000원 남짓 물건으로 사고 1만 원짜리 온누리 상품권을 내고는 막무가내로 잔액을 현금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상품권 사용 기준을 안내해도 말이 안 통할 때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온누리상품권은 액면가의 60% 이상 구매할 경우에만 현금으로 거슬러 줄 수 있다. 연제구 거제시장 관계자는 “가족이나 지인을 동원해 상품권을 산 뒤 환전한다면 이를 일일이 잡아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