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장·산청군수는 여당행
- 김해·양산 등은 치열한 경쟁
- 권리당원은 1년 새 4배 늘어
- 기초의원 선거구까지 공천

6·13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두고 경남이 벌써 과열될 조짐을 보인다. 최근 하루에 3, 4명씩 출마 선언을 할 정도로 출마 러시를 이룬다. 그동안 보수 성향이 강한 경남에서 입지가 좁았던 더불어민주당으로 사람이 몰리면서 자유한국당의 아성이 위협받을 정도로 정치 지형이 변하고 있다.

7일 민주당 경남도당에 확인한 결과 경남 19곳(도지사 포함)의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후보 예정자는 21명에 달했다. 복수의 후보 예정자가 이미 출마 선언을 한 지역도 있다.

이런 민주당 러시는 4년 전과 확연히 대비된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은 18곳의 경남 시·군 단체장 선거에서 불과 6곳에 후보를 냈다. 나머지 12곳에서는 새누리당(현 한국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격돌했다.

상황은 4년 만에 확 달라졌다. 민주당은 지난해 집권 여당이 됐고 문재인 정부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경남에서도 민주당 간판을 달고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가 줄을 잇는다. 이미 21명이 공식 출마 선언을 했고 앞으로 출마 선언을 할 후보 예정자들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경쟁이 치열한 곳도 있다. 도지사의 경우 권민호 거제시장과 공민배 전 창원시장이 이미 출마 선언을 했고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인 거제에서 3명, 김해에서 2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양산시는 5명이나 된다.

민주당이 약했던 서부 경남에서도 민주당 간판을 원하는 후보 예정자가 적지 않다. 최근 허기도 산청군수가 한국당 탈당 후 민주당에 전격 입당한 것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이런 일이 발생하자 한국당 경남도당은 지난 6일 “한국당을 탈당해 민주당을 택한 권민호 거제시장과 허기도 산청군수는 철새 정치인으로 도민이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는 논평을 이례적으로 냈다.

민주당 러시는 당원 증가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0월 기준 민주당 권리당원은 6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5만2000여 명이 늘었다.

도당은 시장·군수 선거뿐만 아니라 도의원 50개, 시·군의원 225개 선거구 등 모든 지역구에서 1명 이상의 후보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민은 다른 곳에 있다. 불협화음 없이 후보를 뽑는 작업이 남았다. 도당은 복수 후보가 나설 경우 권리 당원 50%, 시민 50%로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전략 공천은 당규상 2곳까지 할 수 있지만 아직 확정된 곳은 없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서 19곳 단체장 선거 중 최소 7곳에서 현직 단체장 없이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권한대행 체제와 3선 연임 제한, 불출마 선언 등으로 발생했다. 현직 단체장이 수사를 받는 곳도 있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