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년 새 썰물… 매물도 7,8곳
- “프랜차이즈가 상권 삼킬 것”
부산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하던 부산진구 전포카페거리에도 젠트리피케이션의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 최근 반년 새 점포를 비우고 떠났거나, 영업은 하고 있지만 임대료 압박에 가게를 내놓은 영세 사업자도 속출했다.
지난 4일 오후 서면 전포카페거리는 휴일을 맞아 인파로 가득했다. 하지만 활발해 보이는 상권에 자리한 빈 가게가 눈길을 끌었다. ‘빵공장 REO(리오)’가 있던 자리에는 ‘임대’라는 붉은 글씨가 적힌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놀이마루와 가깝고 카페거리 입구여서 늘 붐비는 곳이었지만, 두 달 전부터 이런 현수막이 나붙었다. 리오에서 전포성당 쪽으로 향하는 곳에 나란히 있는 카페 두 곳도 내부가 텅 비거나 가게 문을 열지 않았다.
전포성당에서 NC백화점 쪽으로 15m가량 걸어가면 나타나는 가게 ‘리얼 펍’은 2주 넘게 문이 닫혀 있다. 출입구 안쪽엔 각종 우편물과 부동산 사무소의 명함이 쌓였다. 리얼 펍 옆 사진관 ‘그때 우리’가 확장이전한 점포는 비워진 채 짙게 썬팅된 창문 너머로 집기류 일부가 보일 뿐 사람은 없었다.
카페거리의 명성을 일군 소규모 점포가 이탈하는 데는 속사정이 있었다. 카페거리 중심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3년 전 200만 원대 월세를 주고 들어왔는데 지금은 300만 원을 훌쩍 넘었다. 영업은 하고 있지만 얼마 전 가게를 내놓은 상태다”고 털어놨다.
월세는 물론 권리금과 보증금도 치솟았다. 인근 가게 주인과 부동산 업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카페거리가 조성되던 2009년 33~49㎡ 점포의 월세는 50만~100만 원, 보증금과 권리금은 각각 최고 1000만 원, 1500만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30여 곳이던 카페·식당이 150곳이 넘는 동안 늘어난 현재 월세와 보증금은 1.5~3배 올랐고 특히 권리금은 최고 8000만 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한 부동산 업자는 “33~49㎡ 규모의 가게는 수요가 많다. 그런데 들어왔다가 얼마 못 버티고 나가는 가게도 제법 있다. 지금도 매물이 7, 8곳 나왔다. 권리금엔 인테리어 비용이 반영된다. 치솟은 권리금은 그만큼 가게가 자주 바뀌었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실련 박승제 정책위원장은 “자생적으로 생겨난 전포카페거리도 젠트리피케이션을 겪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소점포는 내몰리고 프랜차이즈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