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교육에 든 시간·비용 따지면
- 경력단절 막는게 기업에 더 유리
- 작년 육아휴직 사용률 100%

“여성 직원이 임신하면 비행 스케줄에서 바로 제외합니다. 갑자기 인력 공백이 생겨도 전혀 문제될 게 없도록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에어부산㈜ 한태근(사진) 대표이사는 당장 인력 한두 명이 빠지는 것보다 직원이 건강한 임신·출산·육아 후 복귀했을 때 기업에 가져다 줄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친 임신·출산·육아 환경 조성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그는 “엄마가 되면 고객서비스 수준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서비스직인 업계 특성에 비춰봐도 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승무원 한 명을 제대로 교육시키는데 기업은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다. 경력 단절을 방지하면 그간 들였던 노력과 돈을 버는 셈”이라며 “무엇보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직원의 조직에 대한 몰입도나 충성도, 책임감이 높은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고스란히 기업의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러한 CEO(최고경영자)의 마인드를 바탕으로 에어부산은 다양한 친 임신·출산·육아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임신을 한 직원에게는 태교CD 육아백과 등을 선물하고, 난임을 겪는 직원에게는 난임휴직을 최장 6개월간 허용한다. 현재 7명의 난임휴직자가 있는데, 휴직을 마치고 나면 회사 눈치 보지 않고 복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출산휴가만 겨우 채우고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일반적 기업 분위기는 에어부산에 없다. 육아휴직은 무조건 쓰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기준 출산 여직원 60명 전원이 육아휴직을 써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100%를 기록했다. 육아휴직 후 복귀하는 승무원은 승객안전을 고려해 1주일간 자격교육을 새로 해 현장에 배치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유일하게 보육수당을 지급하는 점도 눈에 띈다. 한 대표는 “자녀 수와 관계 없이 만 0~7세 1인당 월 10만 원을 지원하는 보육수당을 2013년 도입했다. 올해 9월부터 아동수당을 주는 정부보다도 훨씬 앞선 사내 정책을 펼쳐 직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부산은 이 같은 친 임신·출산·육아 경영 덕분에 2012년 지식경제부의 ‘우리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됐고, 2013년 여성가족부에게서 저비용항공사 중 최초로 ‘가족친화 우수기업’으로 인증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여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 사내 결혼이 많다. 한 대표는 “30대 기혼자 20%가량이 사내 커플일 정도로 가족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덕분에 친가족 경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