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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00㎞로 2개차로(진입로까지 260m) 바꿔야…도로공사 곳곳 엉터리 설계

부산외곽순환도로 왜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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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정나들목 구간 뭇매 이어
- 내달 개통 대감분기점도 도마
- 사고·차량정체 유발 구조 확인
- 한국도로공사 신뢰도 타격
- 감사원 감사 제기 목소리도
- 경찰·교통전문가 안전점검 중
- “고작 표지판 수정… 요식행위
- 해당 지자체 설계때 참여해야”

부산 경남 시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이하 외곽순환도로)가 총체적인 부실 덩어리로 드러났다. 우선 개통한 금정나들목과 기장분기점의 위험 구간(국제신문 지난달 29일 자 2면 등 보도)에 이어 다음 달 7일 개통할 대감분기점에서도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감사원이 외곽순환도로 공사를 맡았던 한국도로공사를 감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 도로 전문가는 “현장을 잘 아는 자치단체가 도로 설계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 등이 24일 부산외곽순환도로 대감분기점에서 다음 달 7일 개통을 앞두고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대저분기점 방향으로 가는 차량이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로 진입(왼쪽 아래)하려면 260m 안에 2개 차로를 변경해야 해 대형사고 위험성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24일 본지 취재진이 개통을 앞둔 대감분기점을 살펴보니 중앙고속도로에서 외곽순환도로로 진입할 때 대형사고 우려가 큰 것으로 확인했다. 중앙고속도로 본선에서 외곽순환도로로 진입하는 차량과, 중앙고속도로지선에서 본선으로 합류하는 차량이 260m 구간에서 ‘X’자로 엇갈리게 된다. 시속 100㎞로 달리는 차량이 260m를 이동하는 데에는 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는 본지 취재진이 지적했던 기장분기점 상황과 비슷하다. 기장일광요금소 진입로는 1차로 하이패스, 2차로 일반 차량, 3차로 화물차 하이패스(일반 차량 하이패스도 가능) 차로로 운영된다. 그러나 1차로로 진입한 차가 외곽순환도로를 타려면 약 100m 거리 내에 2개 차로를 뚫고 우측 진입로로 진입해야 한다. 1·2차로는 동해고속도로 진입용이다.

   
외곽순환도로의 설계 부실은 짧은 교차 구간만이 아니다. 금정나들목에는 평면교차로가 있어, 외곽순환도로에서 금정으로 빠져나가는 차량과 금정에서 창원 방면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교차하면서 충돌 가능성이 있다. 진출로를 헷갈린 운전자가 잘못 진출해 후진까지 하는 일도 다반사다.

설계 부실이 속속 확인되면서 도로공사는 신뢰도에 타격을 입고 있다. 총 2조3332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대형 사업이지만, 곳곳에서 설계상 문제점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감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교통 전문가 A 씨는 “고속도로라 중앙의 심의를 받았을 텐데 한 사람도 이것을 지적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 조사나 감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부산외곽순환도로 금정나들목에서 차량이 교차해 이동하고 있다. 국제신문DB
지역 경찰과 교통 전문가가 참여한 개통 전 안전 점검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설계 과정부터 지역을 잘 아는 자치단체나 지역 교통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교통 전문가는 “도로공사가 경찰과 관계 기관을 불러서 안전 점검을 하지만, 그 시기가 개통 직전이라 지적사항이 나오더라도 설계 변경 등 구조적인 부분을 고칠 수 없다. 표지판이나 보조 시설물을 설치하는 게 고작이다. 지방분권시대를 앞두고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의 개입이 필수다”고 지적했다.

도로공사가 예산을 아끼려고 설계를 졸속으로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본지가 지적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안전보다는 공기와 예산 중심으로 공사가 진행된 것을 알 수 있다. 하도급업체 관계자는 “공사 진행 중 하기 어려운 암반 지반이 갑자기 나와서 공기를 늘리고,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고 몇 차례 요구했다. 그런데 시간과 돈 때문에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이번 공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고속도로는 백년대계로, 속도보다 안전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에 도로공사 관계자는 “제기되는 문제가 설계 기준에는 부합해서 설계에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아니고 일부 불편한 사항일 뿐이다”고 해명했다.

박호걸 최민정 기자 rafae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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