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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싶은 길 <40> 창원 봉암수원지 둘레길

잔잔한 호숫가 따라 걷는 팔용산 숲길 … 평온함에 웃음꽃 절로

  •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
  •  |   입력 : 2018-01-21 20:12:06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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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용산장∼제방∼너른마당
- 왕복 4.5㎞ 평탄한 걷기 코스

- 산 중턱서 만나는 수원지 진풍경
- 소나무·벚나무 등 울창한 정취
- 정자·의자 걸터만 앉아도 힐링
- 980개 아기자기한 돌탑도 매력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의 팔용산은 옛 창원과 마산 중간에 위치했다. 해발 328m로 높지 않아 오르기 쉬운 데다 도심 인근에 있는 등 접근성이 뛰어나 사시사철 많은 사람이 찾는다. 이 때문에 산을 오르는 등산 및 둘레길이 10여 개에 달하는 등 산 전체에 길이 나 있고 거미줄처럼 잘 연결돼 있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 팔용산 중턱에 있는 봉암수원지의 제방과 산에 둘러싸인 봉암수원지. 제방 위에서 호수를 바라보면 시원하기 그지없다.
사람들이 많이 찾고 쉽게 걸을 수 있는 곳은 봉암공단 사거리에서 팔용산장을 거쳐 봉암수원지에 이르는 ‘창원 봉암수원지 둘레길’이다. 이 길은 팔용산 정상, 팔용산 돌탑공원과 연결돼 있다. ‘창원시사’에 하늘에서 여덟 마리의 용이 내려앉은 것과 닮았다고 기록된 팔용산 중턱의 계곡에 봉암수원지가 자리하고 있다. 산이 봉암수원지를 둘러싸고 바람을 막아줘 늘 물 표면이 잔잔하다.

■햇살 품은 호수 둘레길

   
봉암수원지 둘레길은 왕복 4.5㎞ 정도로 마산회원구 봉암동 봉양로에서 20여m 진입하면 시작된다. 둘레길 입구에 승용차와 대형버스 1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둘레길 입구부터 차량 출입이 차단된다.

팔용산장에서 봉암수원지 제방까지 1.5㎞ 구간에서 울창한 수림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우거진 소나무가 나무 동굴을 이루고 벚나무, 단풍나무, 떡갈나무, 해당화 등도 무성하다. 대부분 나무의 수령이 수십 년에 달한다.

봄이면 희고 향기로운 벚꽃이 만개해 길을 환하게 밝히고 온몸을 향취에 젖게 하며 가을에는 오색으로 물든 단풍과 바스락거리는 낙엽이 발걸음을 잡는다. 겨울이라도 바람이 차갑지 않고 경사가 완만해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 천천히 오를 수 있어 숨이 차기 전에 봉암수원지 제방에 이른다.

봉암수원지에서 길이 네 갈래로 나뉜다. 춘산 기슭을 따라 난 등산로로 5㎞ 정도 걸으면 출발지의 반대편인 창신대학교 쪽으로 갈 수 있고, 춘산 등산로의 반대편으로 가면 팔용산 정상과 산 아래에 위치한 돌탑공원으로 이어진다.

직진해 계단을 따라 제방을 오르면 봉암수원지가 자리하고 있다. 산길에 막혔던 주위가 시원하게 탁 트인 듯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산기슭의 나무가 호수로 뛰어들 듯 기울어져 있고 길에서 보면 가지가 물에 닿은 듯하다. 호수를 품고 있는 산이 물에 비쳐 호수 속에도 산이 있는 듯 장관이다.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를 바라보면 마음이 절로 평온해진다.

■가족과 나들잇길

   
봉암수원지 물가에 설치된 창원 봉암수원지 둘레길을 찾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다.
봉암수원지 둘레길은 평탄해 가족끼리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 끊임없이 재잘거리는 듯한 새소리와 산과 호수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둘레길 1.5㎞에는 봉수정 등 3개의 정자와 의자, 아기자기한 나무다리, 덱 등이 설치돼 편안하게 쉬면서 숲속 호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정자 중 하나인 2층 전망대는 호수 안쪽에 설치돼 마치 호수로 걸어 들어간 느낌을 준다. 봉수정은 봉암수원지의 물이 먹는 물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깨끗하다는 뜻이다. 봉수정과 나무다리인 월명교를 지나면 웰빙광장인 ‘너른마당’이 나온다. 둘레길을 찾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너른마당이나 2층 정자, 의자 등에 앉아 휴식하거나 간단한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눈다. 봉암수원지를 바라보면 물속에 잠긴 나무 사이로 물고기들이 오가는 등 평화롭기 그지없다. 너른마당에서 쉬노라면 도심이면서 도시와는 한참 떨어진 오지의 산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며 그동안의 근심은 씻은 듯 사라진다.

너른마당에서 나와 다시 둘레길을 걸으면 무지개 형상을 한 목교를 만난다. 이곳에 설치된 목교 중 가장 긴 30여m이다. 다리 위에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오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마치 건반 위를 걷는 것 같다.

또 다른 목교인 수만교를 지나고 물가에 세운 1층 전망 정자를 지나면 봉암수원지 제방이다. 제방 위로 난 길을 따라 걷다 수원지를 바라보면 물속에 잠긴 팔용산과 춘산이 보인다. 이른 봄이나 가을, 일교차가 큰 계절이면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올라 또 다른 수원지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계곡을 메운 돌탑

   
팔용산 등산로 초입부에 설치된 많은 돌탑.
봉암수원지 좌측으로 난 길을 따라 0.8㎞ 정도 걸으면 팔용산 정상이다. 산 정상에 서면 마산회원구는 물론 마산합포구, 성산구 등 창원 도심이 잡힐 듯 가까이 있다. 창원 차룡단지의 생산 열기가 산 위까지 전해진다.

남쪽으로는 푸른 바다 마산만이 끝없이 펼쳐져 있고 돝섬과 마창대교도 보인다. 옛 창원과 마산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것이 팔용산의 매력이다.

정상에서 마산합포구 양덕2동 정우맨션 방향으로 하산하면 0.3㎞는 경사가 심한 내리막길이다. 이곳에서 1㎞를 걸어 내려가면 팔용산 돌탑공원이다. 계곡마다 자그마한 ‘아기 돌탑’이 널려 있다. 전북 진안군의 마이산 돌탑을 창원에서 만나는 듯한 착각을 준다. 마이산의 돌탑보다 작지만, 탑의 위용은 절대 뒤지지 않는 느낌이다.

돌탑은 공원 입구에 세워놓은 ‘성황당 돌탑’을 비롯해 980여 개에 달한다. 이 돌탑은 양덕동에 거주하는 이삼용(66) 씨가 1993년 3월 23일부터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쌓은 것이다. 계곡 양쪽에 서서 등산객을 맞이하는 돌탑, 도깨비 뿔 같은 돌탑, 상투를 튼 듯한 돌탑 등 형상도 다채롭다. 비바람과 태풍에 하나도 무너지지 않고 견딜 정도로 잘 쌓았다.

돌탑공원 근처에는 늘 시원한 물을 뿜는 약수터가 있다. 둘레길과 산행으로 심해진 갈증을 풀고 쉬어갈 수 있다.

돌탑공원에서 0.4㎞만 걸어 내려가면 봉양로와 연결된 양덕로가 나온다. 돌탑공원과 팔용산 정상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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