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돗물·지하수 1:9 섞어쓰다
- 부산외대 비음용 식수 논란 후
- 부랴부랴 염소 소독기 설치
- 고지대 위치한 캠퍼스 많아
- 수질확인 주기 보완 목소리
부산외국어대가 청소 용도로 쓰는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본지 지난 4일 자 8면 등 보도)해 파문을 일으킨 데 이어 다른 대학에서도 지하수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17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부산지역 13개 대학을 상대로 물 공급 현황을 조사한 결과 검증된 ‘수돗물’을 사용하는 곳은 부산대 부산교대 동아대 3곳뿐이었다. 이들은 부산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정수된 수돗물만 학내로 공급받아 사용했다.
나머지 10곳의 대학 중 먹는 물은 수돗물을 쓰고 생활용수를 지하수로 쓰는 곳은 경성대 동서대 고신대 동의대 한국해양대 부산가톨릭대 등이었다. 부경대 용당캠퍼스는 식당에 공급되는 물은 수돗물을 쓰고 생활용수만 지하수와 수돗물을 섞어서 사용한다.
문제는 물탱크에 수돗물과 지하수를 모은 뒤 섞어서 사용하는 곳이다. 부산외대를 비롯해 동명대, 신라대 등의 유형이다. 동명대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1996년부터 지하수를 써온 동명대는 식품위생법상 대형급식소에 식수로 지하수를 공급할 경우 물을 소독하기 위한 염소주입장치를 설치해야 하지만 이러한 사실조차 몰라 물탱크에 소독용 염소주입장치를 설치하지 않았다.
동명대에서 사용하는 물은 하루 평균 약 350t으로 수돗물과 지하수를 1 : 9 비율로 섞어서 사용한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3 : 7 비율로 혼합했던 부산외대보다 지하수 사용 비중이 더 높다.
지하수를 사용한 기간도 동명대가 더 길다. 부산외대는 남구 우암동에서 캠퍼스를 옮겨온 뒤 3년간 검증 안 된 지하수를 사용했지만, 동명대는 1996년부터 지하수를 사용했으며 공급이 원활하지 않자 폐쇄했다가 다시 2012년에 지하수 시설 2곳을 새롭게 설치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동명대 측은 부산외대의 지하수 사용이 문제라는 본지 보도를 접하고서야 부랴부랴 염소주입장치를 설치했다. 동명대 관계자는 “오랫동안 지하수를 사용하면서도 학교도 식당 관계자들도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면서 “매년 지하수 수질검사를 하는 등 식수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신라대도 동명대처럼 캠퍼스에 공급하는 물의 95%를 지하수로 충당하지만 염소소독장치는 설치한 상태다.
부산외대를 비롯해 많은 대학에서 지하수를 사용하는 것은 캠퍼스가 고지대에 위치해 상수도 연결이 쉽지 않아서지만 비용 절감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 탓도 있다. 한 번 지하수를 사용하면 음용수로 신고해도 2년에 1번만 수질검사를 받으면 돼 관리가 용이하고 요금도 상수도의 3분의 1 수준이다.
부산대 함세영(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수돗물은 매일 수질이 확인되는 데 반해 지하수는 2년마다 상태를 확인해 위생상 문제가 있다”며 “수질 확인 주기를 2년으로 못 박을 것이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최수영 사무처장은 “그동안 지하수 관리가 서류로만 이뤄진 결과”라며 “지자체가 지하수 사용 실태를 조사하는 등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봉기 김해정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