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카이워크 작년 172만명 방문
- 해파랑길 출발지·지질공원 지정

- UN기념관·일제강제동원역사관
- 평화의 소중함 일깨워 산교육장

- 대연동·남천동 10여개 소극장
- 부산 대표 젊음의 거리로 각광

부산 청년문화의 중심지 남구에는 떠들썩한 대학가 외에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이기대 국가지질공원이 있다.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얻은 아픈 역사가 스민 곳이기도 하다.

	관광객들이 부산 남구 이기대에 마련된 오륙도 스카이워크를 걷고 있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 위에 서 있는 스카이워크는 부산의 3대 스카이워크로 꼽힌다. 국제신문DB

■관광지이자 역사관인 이기대

2013년 이기대에 문을 연 오륙도 스카이워크는 남구를 넘어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잡았다. 2015년 105만 명, 2016년 141만 명, 지난해 172만 명 등 3년 연속 1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깎아지른 듯한 벼랑 위 투명한 강화유리로 만든 스카이워크는 U자형으로 돌며 30ｍ 아래 절벽과 바다를 볼 수 있다. 짜릿함이 입소문을 타면서 방문객들이 연일 늘어 부산 3대 스카이워크(오륙도 송도 청사포)로 자리 잡았다. 인근에 있는 해파랑길 관광안내소 오륙도 홍보관에 들어서면 부산의 상징인 오륙도의 역사와 해양보호구역의 생태환경을 볼 수 있다. 오륙도는 2007년 명승 제24호로 지정됐으며 밀물과 썰물에 따라 섬이 5개와 6개로 보이는 섬으로 동해와 남해를 가르는 분기점이다.

오륙도 스카이워크 부근에는 강원 고성군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국내 최장 트레킹 코스인 ‘해파랑길’의 시작점이 있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해파랑길 관광안내소 오륙도 홍보관이 마련돼 있다. 해파랑길 제1코스는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해운대구 미포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이 길 중 이기대 해안산책로 구간이 해안침식 절벽을 둘러가며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어 관광객의 사랑을 받고 있다. 입소문을 타 찾는 이들이 늘자 산책로에 쉼터와 전망 덱도 마련됐다.

최근 부산시와 남구는 이기대 공원 내 근현대사의 아픔을 돌아볼 수 있는 ‘다크 투어리즘’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포진지를 문화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륙도 스카이워크 부근에는 과거 일본군이 사용한 해안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일본이 러일전쟁 승리 후 서구 열강의 군사적 개입을 저지하기 위해 마련한 곳이다. 포진지 구축을 위해 조선인이 16년 동안 강제 동원되는 등 아픈 역사는 우리의 몫으로 남았다.

남구는 이기대공원 내에 있는 광산의 흔적을 찾아 개발하려고 한다. 이기대 공원은 일제강점기 시절 ‘용호 광산’으로 불렸으며 순도 높은 구리가 채굴되던 곳이다. 일제의 광물 수탈을 상징하는 곳으로 1970년대까지 광산이 운영됐다.

■세계 유일 UN평화문화특구

	6·25전쟁 당시 희생된 유엔군을 모신 UN기념공원 전경. 국제신문DB

남구 대연동에는 UN평화문화특구가 있다. UN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UN군 묘지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전몰장병들이 잠들어 있다. 이곳 묘지는 한국전쟁 발발 다음 해인 1951년 1월 전사자를 매장하기 위해 UN군 사령부가 조성했다. 그 해 4월 묘지가 완성된 뒤 개성 인천 대전 대구 밀양 마산 등지에 임시로 매장됐던 UN군 장병의 유해를 이곳에 옮겼다. 전쟁이 끝나고 1955년 한국은 UN군 희생에 보답하는 의미로 묘지를 UN에 기증하고 성지로 지정하기로 결의했다. 이후 UN한국통일부흥위원단이 관리하다 현재는 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가 맡고 있다. UN기념공원을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알리자는 취지로 공원 옆에는 UN조각공원이 마련됐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21개국의 조각가들이 제작한 작품 34점을 기증받아 조성됐다. 2005년에는 UN기념공원 참배객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3만3000㎡ 규모의 평화공원도 완공됐다.

UN기념공원에서 약 400ｍ 거리에 UN평화기념관과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자리 잡고 있다. UN평화기념관은 한국전쟁에 참여한 UN군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UN평화기념관은 전쟁을 경험해보지 못한 전후 세대에게 전쟁의 참상을 알리는 교육 공간이자 참전 장병의 희생에 감사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UN평화문화특구 사업의 민간 주체로 국제화 교육 프로그램, 참전국 교류사업 및 국제협력 지원 등 사업을 맡는다.

2015년 12월에 문을 연 일제강제동원역사관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부산에만 있는 역사관이다. 태평양전쟁 시기 일제에 의해 자행된 강제동원의 참상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강제동원된 피해자 중 다수가 부산항을 거쳐 해외로 내보내졌던 역사성 때문에 부산에 위치하게 됐다. 기념관은 부산과 일본 시모노세키를 오갔던 ‘부관 연락선’의 모습을 형상화해서 건립됐다.

■부산 청년문화의 자존심 소극장

남구 대연동과 수영구 남천동에는 10곳이 넘는 소극장이 몰려 있다. 이른바 부산을 대표하는 대학로로 특히 경성대와 부경대 캠퍼스 부근에 많은 공연장이 있다. 서울 중심에서 벗어나 부산만의 색깔을 지키며 공연하는 소극장들이다. 경성대와 부경대 사이 주택 5채를 매입한 뒤 담장을 허물어 만든 복합문화공간인 ‘문화골목’을 2007년 첫 선을 보인 뒤 대학로를 찾는 시민에게 사랑받으며 이색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 곳에는 갤러리 소극장 카페 와인바 라이브카페를 갖췄다. 문화골목은 2008년에 ‘부산다운 건축상’ 대상을 받기도 했다.

대학로의 또 다른 볼거리는 바로 부경대 담장을 따라 조성된 향파문학거리다. 부경대의 전신인 부산수산대 교수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아동문학가 향파 이주홍 선생의 일대기와 문학작품 일부를 발췌한 액자가 걸려 있다. 향파문학거리 주변에서는 부산대학문화연합회의 주도로 대학교 공연동아리가 마음껏 솜씨를 뽐내는 대학로 놀이터도 운영된다.

김봉기 기자 superch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