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요양병원을 돌며 허위로 입원해 억대의 보험금을 타낸 7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14일 병원 입원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억지로 입원해 보험금을 받아낸 혐의(사기)로 A(72)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A 씨는 2007년 4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부산지역 15개 요양병원을 돌며 1700여 일 동안 입원한 뒤 약 2억 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말을 종합하면 A 씨는 2003년 뇌경색으로 우측 마비 판정을 받은 뒤 보험금을 받게 되자 이 같은 방식으로 보험금을 타내기로 마음먹었다.

규정상 외출이나 외박을 할 경우 담당의사의 허락을 받고 그 내용을 기록해야 했지만 A 씨는 “바로 앞에 잠깐 산책하고 금방 돌아오겠다”고 말하며 수십여 차례나 외출을 일삼았다. 이렇게 요양병원을 빠져나온 A 씨는 자신의 차로 부산지역을 돌아다니며 점심을 먹거나 휴식을 취하다가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보험 약관상 120일까지만 입원비를 받을 수 있고 그 뒤 180일간은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입원 날수만 채우고 퇴원한 뒤 180일이 지나면 다시 다른 요양병원에 입원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A 씨를 허위로 입원시키거나, 환자의 외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사기미수방조)로 B(47) 씨 등 4명의 요양병원 이사장과 병원장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