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치대도 없이 보·차도 세워둬
- 며칠 방치해도 단속근거 없어
- 지자체는 대응방법 몰라 혼란
중국발 공유 자전거 오포(ofo)가 부산 원도심을 뒤덮고 있다. 오포 측은 자전거 거치대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자전거 이용 후 원하는 곳에 세워 두게 해 보행자가 불편을 겪는다. 전에 없던 영업형태인 데다 법의 빈 틈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자치단체가 대응 마련에 고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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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부산 중구 용두산 공원 앞 광복중앙로 인도에 자전거 공유 서비스인 오포(ofo) 이용자들이 세워둔 자전거가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해 보행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
국제신문 취재진은 8일 부산역에서 공유 자전거 ‘오포(ofo)’를 직접 타봤다. 부산역에서 앱을 켜자 주변 지도가 열리고 13개의 노란색 동그라미가 나타났다. 기자가 사용할 수 있는 오포 자전거의 위치다. 가장 가까운 위치를 찾아가자 취재진은 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 인근에 주차된 2대의 오포 자전거를 발견했다. 앱에서 ‘해제’ 버튼을 누르자 QR코드(정보무늬)를 식별하는 카메라가 나타났다. 카메라를 자전거 후미에 표시된 QR코드에 갖다 대니 ‘삑’하는 소리와 함께 자전거 잠금장치가 풀렸다.
자전거 이용 후에는 근처 적당한 빈 곳에 댄 후 잠그고, 앱으로 사용 정지 버튼을 누르자 이동한 거리와 시간이 표시됐다. 오는 3월 9일까지 무료 사용 쿠폰이 적용돼 돈을 지급할 필요가 없었다. 오포가 처음 시작된 중국의 경우 99위안(1만6270원)의 보증금에, 30분당 1위안(164원)의 사용료를 낸다.
오포 측은 자전거 거치대를 마련하지 않고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달 22일부터 부산 원도심에 자전거를 놓았다. 도로나 인도에 세운다면 자전거가 사람이나 차의 통행을 방해할 수도 있고, 가게 앞에 두면 영업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부산에 있는 오포 자전거는 90여 대로 추산되는데, 중·동·서구 등 주로 원도심에서 발견된다.
오포는 처음 가입하면 ‘오포 점수’ 100점을 준다. 자물쇠를 제대로 잠그지 않거나 불법 주차하면 점수가 차감되고, 교통 규칙을 위반하거나 자전거를 파손하면 0점이 된다. 오포 점수가 0점이 되면 오포 자전거를 사용할 수 없다. 오포 자전거를 이용하거나 불법 주차된 자전거를 신고하면 점수를 올려주기도 한다.
나름대로 규칙을 정했지만, 오포는 국내법을 교묘하게 파고들었다. 자전거는 도로법상 이륜차로, ‘적치물’에 해당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일정 기간 방치해도 지자체가 치울 근거가 없다. 또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도 도로 위 특정 장소에 자전거는 10일까지 내버려 둬도 된다. 10일 안에 누군가 자전거를 이용해 다른 곳에 옮기기만 하면 법적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
지자체는 처음 보는 서비스 형태에 혼란에 빠졌다. 동구는 오포 관리·감독 책임이 안전도시과에 있는지 교통안전과에 있는지 결정하지도 못한 상태다. 중구는 본지 취재가 시작된 후 즉각 현장 점검에 나섰고, 자전거를 회수해 가라고 업체 측에 요구했다. 그러나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어 오포 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중구 관계자는 “법적으로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오포 자전거와 관련해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오포 측에 회수해 갈 것을 요청했다. 만약 회수해 가지 않을 경우 다른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포 측은 현재 앱을 통해 상담실 전화만 제공하고 있다. 본지 취재진은 상담실을 통해 사무실과 홍보실 등으로의 연결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했다.
박호걸 김민주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