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수·상수도 탱크 2개 제안
- “에너지 절감효과없다” 거부당해
- 학교 측 “당분간 상수도만 사용”
- 배관시스템 바꿔야 해 실현 의문
비음용 지하수를 식수로 공급한 부산외국어대학교의 물탱크 시설은 애초 설계에서 지하수를 식수가 아닌 비음용수로 사용하기로 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설계를 변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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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외대 남산동 캠퍼스 이전 당시 캠퍼스건설본부 기계설비를 담당했던 박진관 배관기능 분야 명장이 7일 국제신문을 방문해 당시 설계 도면을 설명하고 있다. 김해정 기자 |
부산외대 금정구 남산동 캠퍼스 건설 당시 기계설비를 담당했던 박진관(57) 배관 기능 분야 명장은 7일 학교 테니스장에 물탱크를 옮겨 지하수와 상수도 두 개의 탱크로 식수와 비음용으로 구분해 물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원래 일본 니켄세키 사무소에서 한 기본설계에서는 상수도만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당시 이 같은 박 명장의 제안은 당시 이사장이었던 현 정해린 총장도 극찬하며 동의했다고 박 명장은 밝혔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설계가 현재처럼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자기도 이에 항의하다 좌천돼 이후 학교를 그만뒀다고 밝혔다.
이에 부산외대 장시경 캠퍼스 관리팀장은 “당시 테니스장 위 물탱크 설치 계획은 사실상 에너지 절약 효과가 없다고 판단돼 무산됐다”고 해명했다.
학교는 국제신문의 보도(지난 5일 자 8면 등 보도) 이후 대책으로 당분간 상수도만 100%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지하수를 음용수로 쓸 수 있도록 허가를 변경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교수 교직원 학생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음용수관리위원회를 설립해 먹는 물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식수의 수질검사를 한 뒤 학교 홈페이지에 그 결과도 게재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하수를 음용수로 허가받기는 까다롭다. 계절과 날씨 등에 따라 지하수 수질검사 결과가 크게 다르고, 지하수법상 46개의 검사 항목을 통과해야 한다. 따라서 음용수로 허가를 변경하지 못하면 수돗물을 식수 외에 화장실과 청소용 등으로 써야 한다. 수압이 낮은 현재의 상수도 시스템으로 1만 명이 쓰는 물을 공급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허가를 받은 비음용 지하수를 청소용 등으로 활용하려면 배관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박 명장은 “생활용수(음용+비음용)를 100% 수돗물로 쓴다면 지하수 사용량만큼 수돗물로 대체해야 하는데, 외대의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이 300t인 반면 상수도 인입 배수지 수량은 48t 이하다. 당장 수돗물로 100%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돗물을 100% 사용하려면 배수지와 배관 등을 다시 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건축설비 분야 1호 명장인 박 씨는 배관기능장, 건축기계설비 기술사, 공학박사, 대한민국 명장을 거머쥐며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