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국어대학교가 비음용 지하수를 교내 1만여 명의 식수로 공급했다는 지적(본지 4일 자 6면 보도)과 관련해 경찰과 담당 자치단체가 4일 현장 조사에 나섰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과 교수들이 반발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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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금정경찰서, 금정구 환경위생과 공무원, 지하수 전문가가 4일 오후 비음용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해 논란이 된 부산외국어대학교 대학본관 지하 물탱크실에서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금정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과 금정구 환경위생과 직원, 지하수 전문가 등 7명으로 구성된 특별조사팀은 4일 오후 부산외대 대학본부 지하에 설치된 637t 규모의 물탱크를 긴급 점검했다.
특별조사팀은 이날 물탱크 내부에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에서 보내는 상수도관과 지하 1000m 아래에서 끌어오는 지하수관이 함께 설치됐음을 확인했다.
특별조사팀은 2014년 초부터 지하수를 ‘비음용수’로 신고하고, 학생들에게 공급한 사실도 밝혀냈다. 지하수 음용 허가권자인 금정구는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하며 지하수법 시행령 제11조(허가사항의 변경) 위반 혐의로 부산외대를 곧바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금정구 박경숙 환경위생팀장은 “비음용 지하수로 신고했으니 청소용 등으로 사용한 줄 알았다. 빠른 시일 내 고발장을 접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금정경찰서 이용우 수사과장은 “고발장이 접수되는 대로 수사에 착수하겠다. 부산외대가 지하수 변경허가를 안 하고 공급한 사실을 인정했으니 보강 수사를 거쳐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외대는 이날 “비음용 지하수를 음용으로 사용한 것은 맞지만, 매년 1회 부산시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검사를 받는다. 최근 나온 수질 검사 결과도 음용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하수법상 ‘음용수 수질 조사’는 총 46개의 항목을 검사해야 하지만, 보건환경연구원이 매년 벌인 검사항목은 9개에 불과했다. 농약 성분인 파라티온과 페니트로티온 등 핵심 수질 검사 항목은 검사에서 빠졌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도 “일반세균과 대장균 기준 등 검사받은 9개 항목이 적합하다는 것이지 나머지 항목도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하수는 음용수 판정을 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다. 침전과 약품처리 등 수차례 정수 공정을 거친 상수도 물과 달리, 비가 많이 오는 여름에는 각종 바이러스가 땅에 스며든다”고 설명했다.
학생과 교수 등 학내 구성원들은 반발했다. 한 교직원은 “물값을 아끼려고 예산을 절감했는데 왜 복지는 나아지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복도에 설치된 정수기 물을 마셨는데, 지하수의 세균이 제대로 걸러졌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부산외대교수협의회 김홍구 의장은 “빠른 시일 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총장에게 잘못된 행정의 책임을 엄중하게 묻겠다”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