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2006년 참여정부 때 유치
- “원전 인근” 기장 주민 통수 반대
- 공단 공급도 법적 문제에 막혀

바닷물을 역삼투압 방식으로 정수해 수돗물로 공급하는 해수담수화사업은 2006년 참여정부 당시 연구개발(R&D) 혁신과제로 추진됐다.

낙동강 원수 의존율이 94%인 부산시는 낙동강 수질사고 발생에 대비한 비상급수체계를 구축하고, 장기적인 물 부족에도 대응하기 위한 취수원 다변화사업의 하나로 공모에 참여해 전남 여수시와 경쟁한 끝에 유치했다. 시는 사업 추진을 위해 2009년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과 건설 협약을, 2013년 국토진흥원, 두산중공업과 소유 및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국비 823억 원, 시비 425억 원, 민자(두산중공업) 706억 원 등 총 1954억 원이 투입돼 기장군 대변리 4만3000㎡(축구장 6개 넓이) 대지에 역삼투압 방식 중 세계 최대 규모로 2014년 12월 완공됐다. 하루 4만5000ｔ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원전 전반을 바라보는 시민의 우려와 불안감이 큰 상황이었다. 삼중수소 발생 등 방사능 오염 논란이 겹치면서 기장군 주민을 중심으로 반대가 극심하자 기장지역에 해수담수를 공급하는 통수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후 시는 2014년 12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2년간 8개 전문기관에서 410회에 걸쳐 수질검사를 실시했다.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기장군의회가 주관이 돼 주민 등 15명으로 구성된 ‘원전해역 바닷물 수질검증위원회’에서 2016년 9월부터 2개월간 원전 주변 바닷물과 태종대, 완도 등 총 26개 지점과 비교 분석 및 방사능 물질검사를 254회에 걸쳐 시행해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수질검사에도 주민 반대로 인해 통수가 어려워지자 2016년 12월 시는 기장읍, 장안읍, 일광면 지역 내 해수담수를 원하는 주민에게 공급하는 ‘선택적 급수’ 카드를 들고 나왔다. 그러나 기장 해수담수화 선택적 공급을 신청한 마을이나 상업시설이 없자 지난해 10월 지역 내 공단과 원전에 담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시는 사업비 95억3700만 원을 투입, 해수담수 전용 수로(11.52㎞)를 구축했다.

소유·운영권을 가진 국토부 산하 국토진흥원은 2019년 12월 부산시에 소유·운영권을 무상양여하기로 했으나, 돌연 ‘국유재산법상 국가 소유로 해석된다’는 정부법무공단 법률자문 결과가 나오면서 소유권 이전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중순 국토부는 선택적 급수 중단을 요청했고, 시가 추진하던 선택적 급수마저 무산됐다. 조민희 기자

부산 기장해수담수화사업 추진 일지 2006년  참여정부 당시 연구개발(R&D) 혁신과제로 추진 2008년 부산시, 공모에 참여해 최종 선정 2009년 부산시와 국토부 산하 국토진흥원 건설 협약 2013년  부산시, 국토진흥원, 두산중공업 소유 및 운영 협약 2014년 12월 기장해수담수화시설 완공 2014년 12월 기장군 주민 반대로 기장지역 내 통수 불가 2014년 12월~2016년 11월  부산시, 8개 전문기관에 410회에 걸쳐 수질검사 실시 2016년 9월           ~10월  기장군의회 주관 ‘원전해역 바닷물 수질검증위원회’ 방사능물질 검사 실시 2016년 12월  부산시, 기장지역 산업단지와 원전 내 선택적으로 급수한다는 계획 발표 2017년 10월 선택적 급수 추진 중단 2018년 1월1일  두산중공업 직원 전격 철수  해수담수화시설 가동 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