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링클러도 작동 안해
- 비상구는 창고 사용 증언도

29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당시 사우나 자동문과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 씨는 22일 “지난달 2층 여탕 출입문 버튼이 조작되지 않아 직원이 올라와 문을 열어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실제 A 씨가 촬영한 영상에도 2층 사우나 출입문의 자동문 버튼을 수차례 눌러도 문이 열리지 않는 장면이 나온다.

스포츠센터에서 장기간 근무했던 B 씨도 “평소 그 자동문은 손톱 크기의 붉은 색 버튼을 정확하게 눌러야만 열렸다. 연기 때문에 버튼을 정확하게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도 브리핑에서 “2층 방화문 안쪽에 유리문으로 슬라이딩 도어가 있는데, (출입문을 열지 못해) 그 안쪽에서 사망자가 많이 발생했다”며 “1층에서 올라온 연기를 피해 나가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출입문 작동 불량 주장을 뒷받침했다.

평소 이곳을 이용하는 C 씨는 비상구를 창고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불이 났을 당시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홍철호(자유한국당·경기 김포시을) 국회의원이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화재 당시 1층 로비에 있는 스프링클러 설비의 알람 밸브가 폐쇄돼 8층 규모 건물 전체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건물에는 총 356개의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고, 지난해 7월 소방안전관리점검과 지난해 10월 제천소방서의 소방특별조사에서 정상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30일 소방시설점검업체의 점검에서는 스프링클러 설비 누수 등이 지적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CCTV를 분석해 1층 주차장 배관 열선설치 작업을 하던 중 발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작업을 하던 도중 튄 불꽃이 방습 목적으로 설치된 스티로폼에 옮겨 붙었고, 불붙은 스티로폼이 주차장 내 차량으로 떨어져 급격히 화재가 확산했다고 밝혔다. 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