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특성화고 10곳 중 4곳이 2018년 신입생 입학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성화고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데다 최근 현장실습생 안전사고까지 겹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반응이 싸늘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취업을 돕겠다는 특성화고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2018학년도 특성화고 33개교 일반전형 입학생 모집을 마감한 결과 14개교가 정원 미달이라고 19일 밝혔다. 이 같은 경향은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진다.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을 분리해 모집하기 시작한 2016학년도부터 입학생 미달 학교가 11개, 2017학년도 12개, 2018학년도 14개교로 점차 늘고 있다.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을 모두 합친 미달 학교 역시 같은 기간 9개→11개→13개교로 증가 추세다. 정원이 미달된 학교 중 일부는 지원자가 입학 정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추가 모집으로도 정원을 채우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평균 경쟁률도 하락했다. 2016학년도만 해도 1.33 대 1이었으나 2017년학년도 1.21 대 1, 2018년학년도 1.14 대 1로 꾸준히 떨어졌다. 일반전형 경쟁률만 놓고 보면 2017학년도부터 2년째 미달이다. 모집 정원 역시 크게 줄어들고 있다. 2014학년도 입학생 모집 당시 33개교 입학생 모집 정원은 7843명이었으나 점차 줄어 지난해에는 6700명으로 처음 6000명대로 떨어졌으며 올해는 5776명으로 급감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모집정원 축소는 일반고도 마찬가지지만 정원만큼 강제 배정되는 일반고와는 달리 특성화고는 추가모집으로도 채워지지 않으면 미달된 상태로 학사를 운영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이 장기간 이어질 경우 학교가 존폐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특성화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아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는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체 학생의 30%를 특성화고로 유도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대학 진학을 우선시하는 현재 풍토에서 직업 교육을 앞세운 특성화고의 장점이 먹히지 않는다. 특히 올해는 입학생 모집을 앞두고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까지 발생하면서 분위기는 더욱 악화됐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특성화고 학생을 대상으로 한 특채제도 확대 등 정부 차원의 유인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송이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