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숙 중구청장 일본견학 떠나

- 사상구청장 등 수상 핑계 서울로

- 구의원 “무책임·부적절한 행태”

부산 구·군 기초단체장들이 자신이 이끄는 단체의 한해 살림을 평가받는 기초의회 정례회를 뒤로하고 외유성 연수·수상 등을 빌미로 자리를 비워 빈축을 사고 있다. 더구나 연말 정례회는 행정사무감사는 물론 해당 기관의 내년도 예산안 평가가 이뤄지는 엄중한 때인 만큼 이 시기에 자리를 비운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중구 김은숙 구청장은 지난 15일 2박3일 일정으로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 등지를 둘러보는 일본 견학을 떠났다. 중구는 올해 ‘음식 폐기물 감량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포상금 5000만 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일부를 들여 관련 부서 직원들을 치하하고자 마련한 견학에 김 구청장이 동행했다.

김 구청장의 일본행에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중구의회가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약 한 달 일정으로 제248회 정례회를 치르는 기간에 견학이 이뤄져서다. 특히 15일은 중구의회가 그간 7차에 걸쳐 진행한 2018년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 심사를 마무리 지은 날이다. 중구의 내년 살림 계획에 대한 최종 심사가 이뤄지는 날 이른 새벽 김 구청장은 직원 포상 휴가에 따라나선 셈이다. 3선 기초단체장으로 내년 6월 임기를 마치는 김 구청장이 긴장의 고삐를 늦춘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 구청장과 함께 입길에 오르는 이들은 사상구 송숙희 구청장과 사하구 이경훈 구청장이다. 두 사람 모두 시민단체인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선정한 ‘2017 좋은 자치단체장’에 꼽혀 지난 15일 오후 5시 서울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려고 정례회에 자리를 비웠다. 이날 사상구의회는 정례회에서 조례안을 심사하고 행정사무 감사 결과 보고서를 검토했고, 사하구의회는 시상식이 열리는 시각 정례회 3차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기금운용계획안 심의, 행정사무감사 보고서 채택 등 중요 일정을 소화했다.

이처럼 외유성 출장이나 수상을 핑계로 정례회 기간 구청장이 자리를 비운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구의회 한 의원은 “특히 연말 정례회는 주민이 뽑은 대표가 구의 행정·재정의 잘잘못을 따지는 자리”라며 “그 공과의 최종적 책임을 지는 구청장이 이 기간 긴급하지도 않은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것은 대단히 무례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중구 관계자는 “포상금을 직원 사기 진작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규정에 따라 이뤄진 견학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