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한잔’ 대신 ‘한판’…가상현실이 바꾼 회식

첨단과학을 만난 스포츠, 어른들 新놀이문화로

  •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  |   입력 : 2017-12-15 22:10:35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스크린 야구·사격·경마장…
- 송년회 시즌 맞아 문전성시
- 대학가 VR게임장도 성업
- 부산 관련 시설 40곳 육박

“대박, 또 안타!” “아, 조금만 더 세게 쳤으면 홈런인데….”
   
스크린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스포츠 게임이 인기다. 지난 14일 밤 직장인들이 부산 동래구 스크린 야구장을 찾아 게임을 즐기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15일 오후 7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 근처 스크린야구장. 탄식과 환호가 교차하는 가운데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4만9000원을 내면 1시간30분 동안 9회 말까지 야구경기를 할 수 있는 곳이다. 7~8m 앞의 스크린에서 가상의 투수가 공을 던지고, 이를 타격하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5개의 경기장이 모두 꽉 찼다.

   
스크린 사격장과 실내 양궁장도 성업 중이다. 서정빈 기자
20대 중반부터 4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8명이 자연스레 섞여 타격 삼매경에 빠졌다. IT 계열 업종에 종사하는 직장인의 송년회 모습이다. 박경수(31) 씨는 “지난해까지 송년회는 회사 앞 고깃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고, 2차는 노래방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한 시간 동안 운동하며 웃고 떠들다 보니 어려웠던 부장님이 큰형님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리얼야구존 박원철(39) 대표는 “연말이어서 그런지 단체 예약 절반 이상이 직장인”이라며 “여기서 2차 내기를 많이 하는데, 2차도 술집보다는 커피숍 등지로 가는 분위기다”고 귀띔했다.

같은 날 밤 9시. 부산대 근처 VR 게임장에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평일 낮에는 주 고객이 20대 대학생이지만,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과 밤에는 직장인이 지배한다. 여기에서는 롤러코스터와 외나무다리 건너기 등 8가지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고층빌딩 위 외나무다리 건너기’로 최근 텔레비전에 소개된 뒤 도전하는 이가 늘었다. VR리얼존 하세윤(42) 대표는 “대부분 게임이 4명 안팎의 소규모 인원으로 하지만, 8명 가까이 돌아가며 즐기는 가상 좀비 게임도 있어 단체 예약자도 제법 있다”고 설명했다.

   
바야흐로 가상현실(VR)시대다. 운동과 레저가 스크린이나 VR로 이뤄진다. 추위도 가상현실 속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비싼 경기장을 섭외할 필요도 없다. 연말 회식 장소로도 애용되면서 새로운 문화를 형성한다.

이런 가상현실 게임장은 최근 부쩍 늘었다. 스크린 야구장은 2014년까지 부산에 한 곳도 없었는데, 2015년 8월에 남구 대연동 경성대 앞 1호점이 생긴 후 최근까지 29곳으로 급증했다. VR 게임장은 지난해 10월 처음 생긴 뒤 현재 6곳이 성업 중이다. 최근에는 스크린 사격장과 스크린 경마장도 한두 곳씩 생겼다. 스크린 사격장은 사격 특유의 반동을 즐기면서 실제 실내 사격보다는 위험하지 않아 최근 반응이 뜨겁다. 스크린 승마장은 대표적인 귀족 스포츠인 승마를 도심 속에서 저렴한 가격(20분에 6000원)에 즐길 수 있다. IT기술의 발달로 현실과 큰 차이가 없으면서도 싼 이용료가 인기 비결로 꼽힌다.

일부에서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부산대 권오륜(스포츠과학부) 교수는 “좁고 환기가 제대로 안 되는 실내 공간에서 운동을 즐기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스크린 운동의 외연을 확장하는 과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회식 장소로 인기를 끌면서 직장문화에도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동아대 윤상우(사회학과) 교수는 “인간성을 해친다는 IT가 가상현실 게임으로 직장인 간 소통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IT의 역설. 직장 내 권위주의 문화를 무너뜨리는 핵심 역할을 할 시스템이 필요하다”이라고 말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영상] 즉석밥 용기,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실 재활용 안 된다
  2. 2백신 접종으로 무너진 청춘, 지켜낸 22일간의 투병일지…"고통 속 희망의 기록"
  3. 3도산 위기 부산 마을버스, 어찌하면 좋나
  4. 4인도 열차 충돌 사고로 사망자 최소 207명...부상 900명
  5. 5경찰, 양산시 체육회장 선거 고소사건 보완수사 착수
  6. 6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25∼30도
  7. 7'고물가 고착화'…부산 생강 가격, 지난달 85%나 폭등
  8. 8전국 휘발윳값 2개월 만에 1600원 하회…부산은 1589원
  9. 9규모 더 커진 광안리 드론쇼…드론 최대 2000대 동원·12분 공연
  10. 10보일러 성능 과장 광고한 귀뚜라미…공정위 '경고' 처분
  1. 1민주당, 산은 이전에 또 태클…이재명 부산서 입장 밝힐까
  2. 2선관위 '아빠 근무지' 채용 4명 추가 확인...경남 인천 충북 충남
  3. 3野 부산서 일본 오염수 반대투쟁 사활…총선 뜨거운 감자로
  4. 4"北 해커 빼돌린 우리 기술로 천리마 발사 시도"...첫 대가성 제재
  5. 5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황보승희 의원 경찰 조사
  6. 6北 실패한 위성 발사 곧 시도할 듯...새 항행경고도 南 패싱?
  7. 7‘채용특혜’ 선관위, 감사원 감사 거부
  8. 8尹, 국가보훈부 장관 박민식·재외동포청장 이기철 임명
  9. 9북한 발사체 잔해 길이 15m 2단 추정…해저 75m 가라앉아 인양 중
  10. 10혼란만 키운 경계경보…대피정보 담게 손 본다
  1. 1'고물가 고착화'…부산 생강 가격, 지난달 85%나 폭등
  2. 2전국 휘발윳값 2개월 만에 1600원 하회…부산은 1589원
  3. 3보일러 성능 과장 광고한 귀뚜라미…공정위 '경고' 처분
  4. 4전국 아파트값 회복세인데... 물량 많은 부산은 '아직'
  5. 5정부, 2일부터 KTX 최대 50% 할인…숙박시설 3만 원↓
  6. 6원자력硏 "후쿠시마 오염수, 희석 전엔 식수로 절대 부적합"
  7. 7[단독]부산신항 웅동배후단지 침하 BPA 분담률 60%로 최종 합의
  8. 8파크하얏트 부산, 최대 매출 찍었다
  9. 9댕댕이 운동회부터 특화 가전까지 “펫팸족 어서옵쇼”
  10. 10약과도넛·홍시빙수…‘할매입맛’ MZ, 편의점 달려간다
  1. 1[영상] 즉석밥 용기, 플라스틱 일회용컵... 사실 재활용 안 된다
  2. 2백신 접종으로 무너진 청춘, 지켜낸 22일간의 투병일지…"고통 속 희망의 기록"
  3. 3도산 위기 부산 마을버스, 어찌하면 좋나
  4. 4경찰, 양산시 체육회장 선거 고소사건 보완수사 착수
  5. 5부산·울산·경남 대체로 맑음…낮 최고 25∼30도
  6. 6[르포] 심야할증 땐 0시~2시 기준 6240원부터…“택시비 겁나 집 근처서 술자리”
  7. 7유일한 진입로 공사 못 해 97억짜리 시설 개장 지연
  8. 8괌 할퀸 초강력태풍 '마와르'...일본 상륙해 피해 속출 중
  9. 9남포동 지하상가서 외국인 발로 찬 50대 입건
  10. 10'부산 또래 살인' 정유정, 사건 일주일만에야 "죄송합니다"
  1. 1"나이지리아 나와" 한국 8강전 5일 새벽 격돌
  2. 2‘봄데’ 오명 지운 거인…올 여름엔 ‘톱데’간다
  3. 3‘사직 아이돌’ 데뷔 첫해부터 올스타 후보 올라
  4. 4박경훈 부산 아이파크 어드바이저 선임
  5. 5강상현 금빛 발차기…중량급 18년 만에 쾌거
  6. 6세비야 역시 ‘유로파의 제왕’
  7. 710경기서 ‘0’ 롯데에 홈런이 사라졌다
  8. 8“경기 전날도, 지고도 밤새 술마셔” WBC 대표팀 술판 의혹
  9. 9세계 1위 고진영, 초대 챔프 노린다
  10. 10264억 걸린 특급대회…세계랭킹 톱5 총출동
우리은행
사진가 김홍희의 Korea Now
유월 햇살 아래, 그림자는 더 뜨겁게 삶을 노래하네
위기가정 긴급 지원
당뇨로 치아 모두 망가져…온정 필요
  • 부산항쟁 문학상 공모
  • 부산엑스포키즈 쇼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