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부터 근대유산 추억길 운영
-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에 추천”

“근대 산업 유산 추억길은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일궈진 터전입니다. 지금은 눈으로 그 흔적을 확인하기 어려워 아쉽지만, 추억길을 찾은 분들께 역사적 내력을 생생하게 전달해 드리는 게 제 역할입니다.”

문화해설사 김동권 씨가 부산진구 양정동 화지공원 정묘사를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부산진구 제공

‘부산진구 1호 문화해설사’인 김동권(62) 씨는 문화해설을 할 때면 에너지가 넘쳤다. 지리를 전공하고 여행을 좋아했던 그는 한때 전국일주를 할 만큼 새로운 곳을 좋아했다. 그가 문화해설사의 길을 걷게 된 데는 뜻밖의 상황에서 비롯됐다.

그는 “지난해 7월 구청에서 듣고 싶었던 강좌가 미달로 폐강됐어요. 추천을 받아 듣게 된 수업이 문화해설사 강좌였다”며 “수업 전반기는 각 명소와 주제를 골라 수강생이 발표하고 후반기는 직접 발표했던 현장을 찾아 발표·조사 내용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문화해설에 흥미를 느끼게 된 그는 1기 수업이 끝난 이후 2기 문화해설사 수업도 들었고, 올해 7월 열린 문화해설사 심화 과정도 수강했다. 김 씨는 “심화 과정을 통해 문화해설사,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높였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 9월 부산진구로부터 문화해설사로 위촉됐다. ‘데뷔’의 기회는 바로 다음 달 부산진구가 ‘가족 탐방 부산진구를 걷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찾아왔다. 김 씨는 “누구나 어떤 장소나 길을 지나면서 조금씩 느끼거나 깨닫게 되는 그 장소만의 내력이 있다. 탐방 프로그램을 찾은 이들이 문화해설을 통해 이 같은 느낌이나 추측을 구체화하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야기라는 것은 어떤 장소가 지닌 역사이며, 비록 물리적 흔적이 남아있지 않더라도 바로 그곳에서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생생하게 각인될 수 있다는 게 김 씨의 지론이다.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근대 산업 유산 추억길이 운영되면 김 씨는 해설사로 나선다. 그는 “추억길은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든 세대에게 추천하고 싶다. 무심코 지나친 곳에 얽힌 흔적과 지명의 유래, 내력을 직접 발로 밟으며 확인하는 것은 흥미롭고 유익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