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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객 “왜 못 피우게 하나” 불만…흡연실 ‘너구리 굴’ 방불

흡연금지 당구장 가보니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17-12-10 19:26:1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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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면 곳곳에 금연 스티커 부착
- 업주, 손님에 설명·흡연실 안내
- 스크린골프장에도 시설 있지만
- 불편 이유로 방 안서 피우기도
- 사비로 설치 “부담 만만찮아”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을 포함한 실내 체육시설의 금연이 시행된 지 1주일이 지났다. 업체마다 흡연부스를 마련하며 이에 대응하지만 공간 넓이에 대한 규정이 없어 대부분 좁게 설치된다. 이용자들은 ‘너구리 굴’처럼 좁은 곳에서 담배를 피워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 등 실내 체육시설의 금연이 시행 일주일을 맞은 10일 부산 남구의 한 당구장에서 고객들이 당구를 치고 있다. 정부는 3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 내년 3월 3일부터 단속에 들어간다. 곽재훈 전문기자 kwakjh@kookje.co.kr
10일 오후 부산 남구 대연동 한 당구장. 출입구 앞을 비롯해 내부 벽면과 화장실 등에 금연구역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이용자는 당구를 치다가 담배 생각이 나면 흡연부스로 달려가 담배를 피우고 나왔다. 흡연부스를 앞에 두고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용자(용기 있는 사람)’는 없었다.

업주 반영길(71) 씨는 “지난달 130만 원을 들여 흡연부스를 설치했다. 미리 금연스티커도 붙여놓고 손님에게 안내한 덕에 큰 반발은 없다”며 “하지만 아직 실내에서 피울 수 있는 곳도 있는지 담배를 못 피우게 하면 ‘여기만 왜 이렇게 빡빡하게 구느냐’며 항의하며 나가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스크린골프장도 대부분 제도가 정착되는 분위기이지만 당구장보다는 흡연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 한 스크린골프장은 흡연실이 마련돼 있었음에도 고객이 불만을 토로하자 업주는 골프장 방 안에서 피우라고 권했다. 방 내부는 밖에서 볼 수 없어 흡연 여부를 알기 힘들다. 골프장에서 만난 최모(49) 씨는 “골프는 집중력이 필요한데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오면 흐름이 끊기는 데다 흡연실이 좁아 불편하다”며 “골프장은 방이 크니 차라리 방마다 작게 흡연부스를 만들면 좋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국민건강진흥법 제9조를 보면 업주는 금연구역이라도 실내에 흡연실을 설치할 수 있다. 흡연구역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당구장과 스크린골프장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되자 업주는 흡연부스를 설치하며 이에 대응한다.

창일흡연부스1번지 오복길 소장은 “업체의 주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며 “지금 주문하더라도 최소 한 달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흡연부스는 외부와 밀폐되고 환풍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단 흡연실 규모는 규정이 없어 업주 대부분은 비용을 절감하려고 가능하면 공간을 작게 만든다. 담배를 피우는 배성욱(30) 씨는 “서너 명이 들어가면 흡연실이 꽉 차는데 환풍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동시에 담배를 피울 땐 금방 ‘너구리 굴’로 변한다”며 “한 번 피우고 나오면 몸에 냄새가 배고 머리가 아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주도 정부의 금연정책에 불만을 쏟아냈다. 스크린골프장 업주 김은호(47) 씨는 “김영란법으로 타격을 받았는데 이번 금연 정책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덮쳐 완전히 죽을 맛”이라며 “흡연실도 전액 사비를 들여 설치해야 한다. 방마다 흡연실을 두면 고객은 좋아하겠지만 부담이 만만찮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3일부터 모든 실내 체육시설을 금연구역으로 정했다. 적발되면 과태료 10만 원을 내야 한다. 정부는 3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쳐 내년 3월 3일부터 단속에 들어간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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