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에서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부산 원도심 지역의 기초의원 수가 최저 제한선까지 줄어들 것으로 알려져 기초의원 무용론이 대두되고 있다. 부산시 구·군선거구획정위원회가 기초자치단체 의원정수를 정할 때 인구수에 중점을 두고 조정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내년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10월 ‘부산시 구·군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해 의원정수 산정 등을 놓고 현재까지 두 차례 논의를 거쳤다고 4일 밝혔다. 광역의원 의원정수와 선거구 획정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에서 결정하는 반면 기초지자체는 해당 광역단체(부산시)가 구·군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구성해 확정한다.

공직선거법상 의원정수는 자치구·군별 인구수와 읍·면·동 수 비율을 고려해 산정하도록 돼 있다. 부산은 지난 6대 지방선거까지 인구수와 읍·면·동 수 비중을 5 대 5로 같게 두고 의원정수를 산정했다. 하지만 부산시 구·군의원 선거구획정위가 오는 선거에는 적용 비율을 인구 수에 중점을 두고 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도심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가 적은 원도심은 의원 수가 줄고,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지역의 의원 수는 늘 수 있다.

원도심 지역의 구의원 수가 기초의원 최저 제한선인 7명까지 줄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당 자치구가 반발하고 있다. 현재 7명인 중구는 최저치라 더 줄일 수 없고, 영도구는 9명, 동구는 8명인데 각각 2명, 1명이 감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서구의회 관계자도 “현재 9명인 구의원 수가 8명으로 1명이 줄어들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수가 적더라도 동 수가 많으면 되지만 정부의 ‘대동제’(소규모 동 통폐합) 정책에 따라 각 자치구는 2007년부터 동 수를 줄였다. 동 수가 많은 원도심은 통폐합을 그만큼 많이 해 타격이 불가피하다. 동구는 5개 동을, 영도구는 3개 동을 감축했다. 서구도 1개 동을 줄였다. 영도구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대동제를 시행했는데 돌아온 건 구 의원 수 줄이기”라며 “인구수에 중점을 두고 비율을 조정하면 원도심은 기초의원 수가 최저치로 쪼그라들어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시 관계자는 “인구수와 읍·면·동 수 비율 조정에 의한 의원정수 산정은 아직 논의 수준이고 정확한 건 다음 달 말 확정된다”며 “정개특위에 의한 시 의원 수 산정 결과가 나와야만 구 의원 수 변동 여부 등 전반적인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선정 김민주 최민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