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일어난 인천 낚싯배 사고는 2015년 제주도의 돌고래호 전복에 이어 10명 이상이 숨지는 최악의 해상 참사로 기록에 남게 됐다.
사고 발생 직후 30여 분 만에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는데도 인명피해가 컸던 것은 낮은 수온과 거센 물살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고 지점인 영흥대교 밑은 좁은 해역으로 유속이 빨라지는 곳이다. 탑승객이 바다에 빠진 뒤 물살에 떠밀려 사고지점과 멀어지면서 수색이 다소 지체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은 물살이 강한 여덟 물 시기로 썰물의 세력이 크고 조고차(조수간만의 차)가 8.5ｍ에 달했다. 사고가 났을 때 탑승객 모두 구명조끼를 입었지만, 겨울이라 물이 차가웠던 점도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날이 완전히 밝기 직전인 어두운 시간에 발생한 데다 차가운 수온과 빠른 유속 등 악조건이 겹쳐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낚싯배는 새벽에 해무가 낀 상황에서도 암초 등 낚시포인트를 선점하려고 사람을 실어다 주는 경우가 많아 굉장히 위험하다” 말했다.
동해와 남해를 낀 부산에서는 언제든 비슷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지난 7월 31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 백합등 근처 해상에서 너울성 파도로 0.86ｔ 어선이 전복돼 55세 남성이 바다에 표류하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일이 있었다.
지난 6월 3일 기장군 대변리 앞바다에서 낚싯배가 전복돼 51세 남성이 부산소방안전본부 특수구조대에 구조되기도 했다. 국내 사상 최악의 해상 참사도 부산에서 벌어졌다. 1953년 1월 9일 다대포 앞바다에서 창경호가 침몰해 330명의 사망자와 32명의 실종자를 냈다.
올해 남해해양경찰청 관내에서 발생한 낚시어선 사고 통계를 보면 경남 창원·통영이 43건이었고, 부산과 울산이 5건씩이었다. 김해정 이준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