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발연·손문 교수팀 공동연구
- 6개월간 재해평가 체계 연구
- 위험 정도·선제적 대응 틀 마련
- 시추공 추출 데이터 없는 곳
- 지역간 상대값 활용해 추산
- 구체적인 결론 내리긴 어려워
‘부산 지진재해 지도’는 자료가 제한적이라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역별 지진재해의 위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는 틀을 처음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국내 기상관측 이래 처음 발견된 액상화 현상에 따른 위험도가 이번 연구에 포함돼 부산이 지진재해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진재해도는 부산발전연구원(부발연)과 부산대 손문(지질환경과학과) 교수가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수행한 ‘부산시 지진재해 평가 기초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물이다. 부발연은 지난해 9월 발생한 경주 지진으로 23명이 부상하고 5367건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자 부산지역이 지진재해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평가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부산지역에 해당하는 동래단층과 일광단층은 우리나라 동남부에 분포하는 가장 큰 규모의 단층계인 양산단층계에 속한다. 경주 지진 이후인 지난해 12월에 부산 기장군 동쪽 15㎞ 해역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처럼 부산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에도 재해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기본체계가 전혀 없는 실정이었다. 이에 부발연과 손 교수팀은 지진재해에 대비할 기본 데이터를 처음으로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지진재해도는 재해위험을 도면화해 재해예방에 힘쓰는 일본 도쿄나 요코하마, 아르메니아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했다.
이번 지도는 ▷지진동 ▷액상화 ▷산사태 ▷지진해일 등 4가지 형태로 제작됐다. 국토지반정보포털시스템의 7950개의 시추공에서 추출한 자료로 부산을 250m×250m 크기의 격자로 나눠 분석했다. 지반 정보가 개발지역에 편중돼 시추공 추출 자료가 없는 지역은 보간법(알고 있는 데이터 값을 이용해 모르는 값을 추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규모 6.5~6.8의 지진을 가정해 지역 간 상대적인 차이를 비교하기 위한 평가로 절대적인 수치를 반영한 것은 아니다.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에서도 지역 간 상대 값으로 지진재해 지도를 제작하고 있어 이 방법을 참고했다고 부발연 측은 설명했다.
하지만 한계도 있다. 현재 부산 지역에 축적된 지질·지반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가로·세로 250m 격자를 사용해 광역 범위에서 살펴보는 것은 가능하지만, 세부적인 지역에 대한 평가는 해석이 조심스럽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특히 시추공 데이터가 없는 지역은 인근 시추공의 자료를 활용해 추정하는 방법을 써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내년 용역을 시작으로 부산시가 지질·지반 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본지 지난 23일 자 1면 보도)하면 앞으로 시는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세밀한 지진재해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도쿄가 지진피해 평가 체계를 5년마다 재조사해 업데이트한다는 점을 참고해볼 만 하다. 이번 지도가 그 시작점이다.
이선정 박호걸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