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지난해 전국을 뒤흔들었던 부산 해운대 엘시티 게이트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관련자 전원에게 1심에서 실형을 선고했다. 검찰과 변호인 간 치열한 법정 공방 속에서도 전담 재판부인 부산지법 형사5부(심현욱 부장판사)는 검찰의 구형에 근접한 선고로 엘시티 비리를 단죄했다.
24일 1심에서 징역 8년이 선고된 엘시티 이영복 회장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형량이 선고된 이는 자유한국당 배덕광(69·해운대 을) 의원이다. 배 의원은 이 회장에게서 현금 5000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과 벌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검찰 구형은 징역 7년이었다. 재판부는 배 의원에게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면서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책임을 전가한다”며 중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현기환(58)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징역 3년6월, 정기룡(60) 전 부산시장 경제특보에게 징역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정 전 특보는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로 감형됐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최측근인 포럼부산비전 김모(65) 전 사무처장은 1, 2심에서 모두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현 전 수석에게는 징역 6년을, 정 전 특보와 김 전 처장에게는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김 전 처장은 공소사실 전부를 모두 인정했다. 정관계 인사들 가운데 현 전 수석만 검찰 구형에 근접한 선고를 면했다.

이번 엘시티 게이트 가운데 가장 치열한 법정공방을 펼치고 있는 허남식(68) 전 부산시장은 고교 동문 이모(68) 씨가 이 회장으로부터 현금 3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보고받고 사용을 승낙한 혐의가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죄로 인정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고, 공소사실을 두고 다투는 점을 고려하면 항소심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허 전 시장을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이 씨는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허 전 시장과 이 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다음 달 21일 열린다. 정철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