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파괴·소음피해” 주민 반발
- 시의회 내달 반대결의문 채택
- 양산시 “주민의견 수렴해 결정”

경남 양산시 원동면 신불산 일대 풍력발전소 사업 허가를 놓고 지역 주민과 정치권이 반발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협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아 허가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양산시의회 심경숙 부의장은 23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어영·늘밭마을 등 풍력발전소 설치 예정지 인근 주민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설치반대 입장을 밝혔다. 심 부의장은 “허가 여부에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낙동강유역환경청이 긍적적 결론을 내려 허가로 귀결될 가능성이 짙어져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앞서 A 풍력사는 원동면 내포리 신불산 골프장 일대에 8기의 풍력발전소 허가를 양산시에 신청해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관련 협의에서 전체 8기 중 생태자연 1등급지에 있는 한 곳은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토사 유출 등 문제가 있는 곳은 주기적 관리 대책을 세우는 등 긍정적인 내용을 담아 회신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낙동강유역환경청의 회신은 지역 실정을 제대로 고려치 않은 결과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2013년 사업 예정지 일부가 생태자연 1등급으로 지정돼 보존 가치가 높고, 일대에 희귀 동식물이 다수 서식하는 사면습지(6000㎡)가 있어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풍력발전소를 추진 중인 신불산 에덴밸리 골프장 일대에는 2개 업체의 발전소 6기가 이미 가동 중이다. 만일 이곳에 허가가 나면 산업통상자원부 허가를 받아 추진 중인 다른 업체의 30여 기와 원동면에서 1㎞가량 떨어진 밀양시 단장면의 18기에 대해서도 최종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없다. 주민들은 향후 양산이 풍력발전단지로 전락해 지역의 주요 명산이 만신창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이번에 추진 중인 풍력발전소는 어영마을과 불과 600ｍ 거리에 있는 주택지 인근이어서 소음 등 주거환경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는 점도 제기됐다.

주민대책위원회 김창덕 위원장은 “지금도 바람개비 돌아가는 소리에 잠을 제대로 못 자는데 만일 추가로 설치되면 이곳은 사람이 못사는 유령마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산시의회는 다음 달 1일 정례회에서 원동면 풍력발전소 설치 반대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의회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양산시 관계자는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허가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