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 재검토 통보 여파
- 불투명 상황서 상권 피폐
부산시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부전천 복원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금싸라기 상권으로 번영을 누리던 일대 상가가 신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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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1번가의 한 점포에 임차인을 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23일 부전천 인근 상인회와 건물주 협의회, 부동산 업자 등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부전천 일대 상권은 죽어가고 있다. 이들은 상권 고사(枯死)의 배경으로 한결같이 부전천 복원 사업을 지목했다.
부산시는 ‘부산판 청계천’ 조성을 목표로 내년까지 490억 원을 들여 부전천 복개로 1.3㎞ 구간을 철거하고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부전천을 2층식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도심 공원으로 만들 것이라는 소식은 개발 효과에 대한 기대감과 인근 상권 건물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부동산 사무실에 건물 매입 문의가 이어졌고 최근 2년 사이에 가격은 배가량 치솟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런 상승효과가 부전천 복원사업 차질과 맞물리면서 상권은 피폐해졌다. 환경부는 최근 시에 ‘2층식 하천 재검토’를 통보했다. 다음 달 공사를 발주해 내년 5월 착공하려던 시의 계획은 늦춰졌고, 결국 부전천 복원 사업은 일대 건물값만 띄워놓은 채 애초 계획대로 진행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에 놓였다.
사업 완료 이후 장밋빛 미래가 제시된 것과 달리 현재 인근 상권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준공 이후 부전천 일대는 새롭게 부상하겠지만, 이 과정에서 철거 등 공사 기간 손님의 발길이 끊길 것을 무릅쓰고 입점하려는 상인은 없었다. 트렌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활발하게 이뤄지던 상가 교체가 멈춘 것은 방문객 감소를 불러왔다. 손님이 줄자 임대료만 한 달 400만~1000만 원이 드는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한 일부 상인은 1억, 2억 원에 달하는 권리금마저 포기하고 가게를 뺐다. 실제로 지난 22일 밤 방문한 부전천 상가에서는 가장 노른자위로 꼽히는 서면 메가박스~동신빌딩(약 300m) 구간에서만 1층에 빈 점포 서너 곳이 띄엄띄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은 상인도 걱정스럽다. 2층식 하천과 함께 도심 공원이 조성되면 유동인구가 증가하겠지만, 공사 기간 고객이 줄 게 뻔한데 일부 건물주가 임대료를 올린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상인은 “인상 폭은 5~10%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액수로 치면 갑자기 월 임대료가 100만 원이 오른 곳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들은 “건물주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대료 동결·인하를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제 부산시에 보상은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대료라도 동결할 수 있도록 중재해달라”고 호소했다.
건물주 측도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고 항변했다. 건물주협의회 한 관계자는 “공사가 진척되지 않는 상황에서 빈 점포가 계속 늘어날 것은 뻔한데 임대료를 깎을 수는 없다. 상인이야 가게를 빼면 끝이지만 우리는 어떻게든 공사 기간 어려움을 넘겨야 하는 처지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