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항목에 BOD·T-P 등 포함
- COD·TOC는 규제서 아예 빠져
- 오염도 개선 땐 공장허가 가능
- 지자체 협의시스템으로 바꿔야
- 부담금 일부 상류 주민에 지원
- 광역상수도 사업 재추진 제안
- 정부 물관리 정책 일원화도
2002년 ‘낙동강 수계 물 관리 및 주민지원에 관한 법률’(낙동강 수계법) 제정 이후 물오염도의 주요 지표인 COD(화학적산소요구량) 수치가 급증하면서 낙동강 수질은 오히려 악화됐다. 정부는 15년간 2조8160억 원이나 되는 물이용부담금을 낙동강 수질 개선에 써왔으나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셈이다. 오염물질 총량규제 항목을 확대하고, 물 관리 일원화를 통해 물이용부담금을 광역상수도 사업에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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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염물질 총량규제 항목 확대, 물 관리 일원화 등 낙동강 수질을 개선하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 화명대교에서 바라본 낙동강 전경.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수질개선 좀 더 세밀하게
오염물질 총량규제 항목을 추가 도입해 낙동강 수질을 좀 더 촘촘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다. 현재 총량규제 수질 관리 항목에는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 )와 T-P(총인) 등만 포함돼 있다. 관리 대상인 BOD와 T-P는 각각 2002년 2.6㎎/ℓ→올해 2.2㎎/ℓ, 2002년 0.121㎎/ℓ→0.035㎎/ℓ로 개선됐다. 특히 T-P 수치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하지만 수질 관리 항목에 포함돼 있지 않은, BOD보다 더 위험한 지표일 수 있는 COD는 2002년 5.8㎎/ℓ에서 올해 6.3㎎/ℓ로 악화됐다. 수질오염총량제에 따른 낙동강 인근의 공장 증가로 공장폐수 등 생물학적으로 분해가 되지 않는 난분해성 물질의 농도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COD, TOC(총유기탄소) 등 난분해성 물질에 의한 오염지표도 총량규제 항목에 추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공장폐수는 자체 처리를 거쳐 폐수종말처리장이나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들어가 방류되는데, 하수처리장 방류 시 중금속류 처리 기준이 없어 배출원부터 관리되지 않는 시스템도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규제 물질 역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 부산대 오정은(화공생명·환경공학부) 교수는 “규제되지 않은 물질이라고 해서 인체에 무해한 것은 아니므로, 낙동강에서 계속 발견되는 미규제 물질에 대한 관리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수질오염총량제에 따라 BOD 등 오염도가 개선될 경우 상류지역에 공장 개설이 허가되는데, 이 역시 상·하류 지자체가 협의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는 지자체가 조성하고 정부(낙동강유역환경청)가 허가하는 방식이라 지자체 간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 경남 김해시가 부산의 식수원인 물금취수장 인근에 공단을 조성하면서 부산시와 극한 갈등을 빚었던 매리공단이 대표적 사례다. 매일 23개 취수장에서 320만t을 취수하는 낙동강 본류에 수변구역을 지정할 수 있어야 하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어 이 같은 지자체 간 갈등은 빈번하다. 현재는 수변구역 지정이 댐 및 그 상류지역에만 국한돼 있다.
■광역상수도 지지부진
낙동강 수질 개선과 함께 광역상수도 사업도 대안으로 재추진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낙동강 물에 대부분을 의존하는 부산은 낙동강 수질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낙동강 외 지역에 청정 상수원을 확보하는 광역상수도 사업은 낙동강 물 의존도를 낮춤으로써 먹는 물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부산시의 광역상수도 사업은 현재 답보 상태다. 진주 남강댐으로부터 65만t을 확보해 이 중 33만t을 부산으로 가져온다는 계획은 2011년 5월 국토부 조사에서 경제성이 인정되는(B/C=1.069) 등 타당성을 확보했으나, 남강댐 여유량을 둘러싼 정부와 지역주민과의 견해 차이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강변여과수(68만t) 개발로 이 중 62만t을 부산이 확보한다는 전략 역시 2011년 9월 기획재정부의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나, 영농 피해를 우려하는 지역민들의 반대로 6년이나 지났지만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물이용부담금 일부를 이들 경남 주민에게 인센티브로 지원, 광역상수도 사업이 진전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현재 낙동강 수계법상으로는 불가능해 이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취수원 확보(국토교통부)와 물이용부담금 사용(환경부)을 관할하는 부처들의 업무를 통합하는 물 관리 일원화가 전제돼야 한다.
환경부는 낙동강 수계법 개정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지자체 간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김영우 유역관리과장은 “낙동강 수질 개선을 위해 COD와 TOC를 포함하는 방안은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면서도 “낙동강 수계법 자체가 상·하류 간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법인 만큼 하류지역 지자체의 요구가 다 받아들여지기에는 어려운 면이 없지 않다. 낙동강 수질이 오염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상·하류 지자체 간 상생하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 수계법 개정을 위해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하태경(바른정당·해운대 갑) 의원은 “낙동강 수계법이 시행된 지 15년이나 됐는데도 수질은 더 나빠졌다는 것은 그만큼 법의 허점도 있다는 말”이라며 “실질적 개선을 위해 국회 차원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끝-
이선정 조민희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