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낙동강 수계 물 관리 및 주민지원 등에 관한 법률’(낙동강 수계법) 제정으로 조성된 2조8160억 원의 물이용부담금이 15년간 수질 개선사업에 사용돼왔으나 오히려 낙동강 수질은 더 나빠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도 15년간 6680억 원이나 되는 막대한 돈을 납부했다. 이처럼 물이용부담금이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부산시는 국립환경과학원 낙동강물환경연구소가 부산지역 주요 취수원인 물금취수장의 원수 수질을 조사한 결과 2002년 5.8㎎/ℓ이던 COD(화학적산소요구량)는 올해 9월 기준 6.3㎎/ℓ로 높아졌다고 20일 밝혔다. BOD(생화학적산소요구량)는 2002년 2.6㎎/ℓ이던 것이 2.2㎎/ℓ로, T-P(총인) 수치는 2002년 0.121㎎/ℓ이던 것이 올해 0.035㎎/ℓ로 개선됐다. 하지만 난분해성 유기물질에 의한 오염도를 뜻하는 COD는 오히려 높아져 수질 개선의 질적인 면에서는 퇴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시는 이 같은 내용을 최근 열린 환경부 ‘통합물관리 비전포럼 낙동강유역 분과위원회 제5차 회의’에서 발표했다.
수질오염총량제가 수질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02년 낙동강 수계법이 시행된 후 BOD, T-P 등 수치를 낮춘 만큼 오염할당량에 맞춰 낙동강 수계 일대 개발을 허용한 탓이다. 실제로 수계법 제정 전 낙동강 인근 공단은 100개 6882만 ㎡ 규모였지만 현재 217개소 1억3317만 ㎡로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장 수로 치면 수천여 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결과적으로 낙동강 주변에 공장이 빽빽이 들어서면서 난분해성 유기물질 배출이 증가했다. 공장폐수 증가로 생물학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유기용제가 낙동강 본류로 마구 흘러들어 낙동강 수질은 악화됐다. 현재 낙동강 수계법상 수질 관리 항목에는 COD가 빠져 관리조차 되지 않았다. 시는 공장이 늘어나면서 특정 수질 유해물질 배출량은 1999년 하루 4만1000t에서 2014년 기준 55만8000t으로 13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정 수질 유해물질로는 수은 구리 납 벤젠 페놀 등 발암물질이 포함된다.
사정이 이러하자 시 내부에서도 “물이용부담금을 못 내겠다”는 격앙된 반응이 나온다. 부산시 이근희 기후환경국장은 “낙동강 수질 개선 항목에 COD를 추가하고, 취수원 다변화에 물이용부담금이 사용될 수 있도록 낙동강 수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정 조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