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출구 등 징후 100여 곳 발견
- 기상청, 첫 시추작업… 판단 유보
지난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이 관측 이래 국내 최초인 액상화 지진이라는 보도(본지 지난 18일 자 1면 보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 연약 지반이 많아 액상화 지수 조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기상청은 경북 포항 흥해읍 용천리 진앙 부근에서 지반 액상화에 대한 실태조사를 시작한다고 19일 밝혔다. 기상청이 지반 액상화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시추 작업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액상화가 맞다면 지진 관측이 도입된 이래 국내 첫 사례가 되겠지만, 용천리 논밭에 물이 올라온 것만으로 액상화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우선 시추팀이 현장에 들어가 현황을 파악하고, 땅 밑을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앙 주변에는 액상화의 흔적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액상화 현상을 처음 제기한 부산대 손문(지질환경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진앙 주변에서 크고 작은 분출구를 100여 곳 발견했다”며 “지금까지 수집된 정보로도 액상화 현상일 가능성이 99% 이상이다. 문제는 액상화가 어느 정도 두께와 넓이로 분포하는지 파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부터 진앙 일대를 조사하는 손 교수팀은 현재 액상화 분출구 분포를 분석하고 있다. 분석에는 수개월이 걸린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조사팀도 진앙 주변 반경 5.5㎞ 안에서 최대 지름 10m에 이르는 모래·진흙 분출구 30여 개를 발견했다. 대부분의 분출구는 타원형이나 긴 선의 형태를 띠는데, 지름은 ㎝급이다. 연구원 측도 이 분출구가 액상화 현상의 증거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액상화는 토양과 물이 섞인 연약지반에서 발생한다. 부산에는 낙동강이 있고, 매립지가 많아 액상화 지진에 취약하다. 만약 부산 주변에서 규모 6.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연약지반에 세워진 건물은 초토화될 가능성이 크다. 액상화 지수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