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진설계 않은 포항 장성초
- 기둥 균열… 여진때 위험 판정
- 전국 학교 내진율 연 0.5%P↑

17일 오전 경북 포항 북구 장성초등학교 내부는 깨진 곳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날 학교 안전을 진단하러 온 포스코 토건설비팀은 강도 측정기로 콘크리트 강도를 측정했다. 이완수 차장은 “대부분 골조는 깨끗하다. 미장을 새로 하고, 합판을 대면 임시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 토공설비팀이 지난 15일 발생한 지진으로 피해를 당한 경북 포항시 장성초등학교를 찾아 17일 기둥(왼쪽)과 천장을 살펴보며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그러나 외부는 상황이 달랐다. 외부 기둥 1곳의 골조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붉은 벽돌이 ‘X’자 형태와 일자 형태로 갈라진 곳이 상당수였다. 규모 3 이상의 여진이라도 오면 한동대처럼 벽돌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 보였다. 1994년 개교한 장성초는 내진 설계가 안 된 학교다. 설계도에는 2012년에 한 차례 내진을 보강했다고 표시돼 있다.

장성초는 20일까지 휴업하지만,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와야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박정순 교장은 “조기 방학, 분산 수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 지진으로 수학능력시험(수능) 고사장 파손이 잇달아 학교 내진 설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지역 초·중·고교 건물 중 절반 이상이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교육청은 오는 2026년까지 한 해 300억 원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내진 보강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시교육청은 현재 지역 초·중·고교 건축물 3135동 중 교육부 지침에 따라 내진을 보강해야 하는 건축물은 1435동이라고 밝혔다. 내진보강 의무 건축물에는 교실, 급식실, 강당, 체육관, 기숙사 등이 포함된다. 이중 현재까지 내진 설계가 적용된 건축물은 577동으로 전체의 40.2% 수준이며, 올해 내진보강공사에 착수한 곳은 현재까지 70동으로 전체 대상 건축물의 약 5%다.

시교육청은 오는 2026년 내진보강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올해 200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내년에도 310억 원을 투입하는 등 2026년까지 매년 300억가량의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내년 예산 중 내진 보강에 285억 원을, 내진 보강 여부를 결정하는 내진 성능영향평가에 21억 원을 투입한다.

한편 전국적으로 지난 1년 새 내진이 보강된 학교 건축물 비율이 0.5%포인트밖에 높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전국 학교시설 내진 적용현황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내진성능을 확보한 비율은 7738동으로 2015년보다 185개 (0.5%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도별로 보면 제주지역이 14.9%로 가장 낮았고, 전북이 17.5%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지진을 겪은 경북은 18.4%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지진에 취약했다. 경남은 21.1%로 5개 동 중 한 동만 내진성능을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하송이 기자·포항=박호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