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지진으로 유례없는 ‘수능(수학능력시험) 연기’ 사태가 벌어지면서 부산지역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수능 연기 소식을 들은 수험생들은 먼저 버린 교재를 찾으려고 쓰레기장을 뒤졌다. 재수학원에 다니는 황혜숙(20) 씨는 “뉴스를 보자마자 버린 교재를 찾으러 학원 쓰레기장에 갔다”며 “자정 넘어서까지 교재를 찾았는데 필기 노트를 못 찾았다”며 허탈해했다.
수능 연기의 불똥은 의료계에도 튀었다. 부산지역 성형외과와 안과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로 17일부터 23일 사이에 잡힌 진료나 수술 예약을 취소하거나 조정하는 전화가 잇달았다.
A성형외과 관계자는 “수능 시험 이후 이번 주말에 잡힌 상담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면서도 “성형수술 특성상 상담을 먼저 하고 나서 수술 일정을 잡기 때문에 혼선은 그리 심하지 않고 모든 성형수술 스케줄이 일주일 순연됐다”고 말했다. B안과에는 17일부터 하루 3~4건 잡힌 라식·라섹 같은 시력교정수술 예약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전화가 잇따랐다.
여행사에도 예약 취소를 문의하는 전화가 쇄도했다. 중구에 위치한 여행사 관계자는 “온종일 여행 취소에 대한 환불, 수수료 등을 문의하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며 말했다.
하나투어는 16일부터 23일까지 패키지여행을 예약한 인원은 모두 4만9200여 명이라고 밝혔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그중 수험생과 그 가족의 수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부산은 미리 예매한 수험생에 한해 16일 기준으로 국내선은 1주간, 국제선은 2주간 여정 변경과 환불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하나투어 역시 패키지여행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레스토랑 등에서도 예약 취소가 이어졌다. 한 패밀리레스토랑 관계자는 “오늘 하루만 예약이 7, 8건 취소됐다”며 “고정매출이 빠지다 보니 매출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준 김해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