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16일 실시될 예정이던 대학 수능이 사상 처음 미뤄지면서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인 ‘1999년생의 수난사’가 온라인공간 등을 통해 회자되고 있다.
새천년을 한 해 앞두고 태어난 1999년생들은 약 61만4000여 명이다. 이들의 첫 험로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10년 시작됐다. 그해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플루가 국내에서도 크게 퍼져 확진 환자가 5만 명에 육박했다. 이에 따라 수학여행이나 운동회 등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것은 물론 학교가 휴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못지않게 5학년 때 수학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아 1999년생 가운데 상당수는 첫 수학여행의 추억이 없다.
이들이 중학교 3학년이 된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다. 당연히 수학여행 등 학교 행사들이 대부분 취소됐다. 김모 군(18·해운대구 우동)은 “국가적 재난이 반복되면서 친구 중에는 수학여행을 한 번도 못 가본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한 2015년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이 유행했다. 전국적으로 메르스 확진 환자가 186명까지 급증했고 36명이 목숨을 잃었다. 온 사회가 공포에 빠졌고 2000곳이 넘는 학교가 휴교했다. 각종 학교 행사가 열리지 않는 것도 당연지사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1994년 도입된 수능이 처음으로 연기된 올해는 영원히 기억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1999년생들은 잦은 교육과정 개정의 피해자이기도 하다. 이들은 초등학교 6년 내내 사회수업 시간에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못했는데 1∼5학년 때는 6학년이 되면 역사를 배우는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됐고, 정작 6학년이 되자 5학년에 역사수업을 두는 ‘2007 개정교육과정’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최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