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문조사 결과 60% 유지 원해
- 시 “용역 끝낸뒤 대책 마련할 것”

경남 창원시와 김해시가 창원터널 자동차 전용도로 지정 유지 및 해제를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정을 해제하면 자전거·보행자 등의 통행으로 사고위험이 가중되고, 유지하면 시내버스의 입석 운행(안전벨트 미설치 및 미착용)으로 법 위반이 되기 때문이다.

창원시 등은 창원터널 자동차 전용도로 지정 유지 및 해제와 관련해 지난 3월부터 경남발전연구원의 ‘창원터널 자동차 전용도로 타당성 검토’ 용역 중간보고를 토대로 공청회와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고 9일 밝혔다.

창원시는 공청회가 열린 현장에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0% 정도가 창원터널 자동차 전용도로 지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시민의 바람과 달리 시내버스의 입석 운행이 법 위반이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없이 지정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창원터널은 1994년 개통된 지방도 1020호선으로, 창원 성산구 불모산동~김해 대청동 4.74㎞를 연결하는 자동차 전용도로다.

2011년 12월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이 개정되기 전까지만 해도 ‘대체도로가 없는 경우 안전벨트 미설치 차량(시내버스 입석 운행)의 운행이 가능하다’는 단서조항에 의해 운행이 합법이었다. 하지만 이후 규칙이 개정되면서 단서조항이 삭제돼 창원터널을 오가는 차량의 동승자는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됐다. 입석이 있는 시내버스의 운행은 금지가 됐다. 현재 창원터널을 경유하며 창원과 김해를 오가는 김해 시내버스는 58·59·97·98번, 창원 시내버스는 170번이다. 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선 창원터널을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해제해야 하는 이유이다.

창원터널의 하루 교통량은 지난해 기준으로 8만7481대로 설계 통행량 5만7400대를 이미 초과했다. 이에 따라 교통사고 발생 건수도 2012년 275건에서 매년 늘어 지난해에는 443건에 달했다. 이런 상태에서 자동차 전용도로 지정을 해제해 이륜차와 자전거, 보행자까지 통행하면 사고위험이 커진다. 반면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자동차 전용도로 해제를 원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도 무시할 수 없어 어떻게든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다.

창원시 관계자는 “경남발전연구원의 용역이 완료되고 공청회 등을 거쳐 적절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이라며 “시내버스의 운행을 중단하면 주민들의 통행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주민들의 불편이 없고, 시내버스가 법 위반을 하지 않고 운행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노수윤 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