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원도심통합을 추진하며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조직을 설치하거나 예산을 자의적으로 당겨쓴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전공노 부산본부는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에 부산시 원도심통합 추진과정에 대한 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전공노 관계자는 “시민이 위임한 권한을 이용해 서병수 시장이 행정조직을 자의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라며 “원도심 통합을 추진하면서 혈세를 낭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간부 공무원을 동원해 원도심 4개구 주민에게 정책을 설득하는 등 주민 자치권도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 9월 1일 자로 3급을 단장으로 한 원도심통합추진단을 운영 중이다. 시는 지난 5월 원도심통합TF를 구성한 데 이어 두 개의 팀, 총 9명으로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전공노는 원도심통합추진단이 조례에 근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8조 4항에 ‘한시기구의 존속기한은 3년 범위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시는 조례 없이 조직을 새로 구성해 업무를 추진해오고 있다. 전공노 최현오 사무처장은 “시는 원도심통합만을 위해 관련 절차를 일방, 졸속적으로 추진하며 절차적 과정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도 이는 부당하다고 지적한다. 최근 전공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 원도심통합추진단의 적법성 여부를 문의해 “지자체장이 한시기구를 명분으로 행정기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면 방만한 운영을 통제할 수단이 상실되는 점 등을 고려, 조례에 근거하지 않는 한시기구 설치는 부당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시의회도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시의회 김진홍(기획행정위) 시의원은 “한시기구 설치는 조례에 근거해야 한다. 시가 독단적으로 기구를 설치한 것은 의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시는 원도심통합 연구용역을 수행하면서 예산 3억 원을 예비비로 당겨썼다. 지난 6월 추경예산안 승인 전에 용역을 계약하면서 본예산과 추경예산 어디에도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7월 용역 선급금(4709만 원)을 예비비에서 끌어다 썼다. 예비비는 긴급재해나 소송, 대규모 투자지출의 보전 등 지출이 극히 제한돼 있다.
시 관계자는 “사업의 시급성과 정책적 판단 등을 통해 예비비로 썼다”고 해명했다. 정철욱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