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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낚싯배 들어와도 처벌권한 없어 속수무책

고리원전 방재구역 가보니

  •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  |   입력 : 2017-11-06 20:14:1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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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험한 배수구 물고기 서식지
- 거품 차단막에 배 대고 낚시
- 한수원 해상펜스 치기 불가능
- 지도선 띄우는 방안 등 논의

본지 취재진은 지난 5일 오후 기장군 장안읍 월내항에서 낚싯배에 올랐다. 실제 원전 방재 구역 안에서 낚시가 성행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출발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고리원전 온배수 배출구에 도착했다. 심한 파도가 일렁이는 배수구 주위로는 두 겹의 거품 차단막이 설치돼 있었다.

낚시꾼은 거품 차단막에 배를 고정한 뒤 낚시를 시작했다. 5분도 채 안돼 물고기 입질이 시작됐다. 벵에돔과 돌돔 등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거품 차단막을 따라 정박한 다른 배에서도 낚시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거대한 원자로 돔 옆으로 고리 3호기라고 적힌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팻말에는 붉은 글씨로 ‘낚시 금지 구역’이라고 적혀 있었다.

원전 보안 구역으로 진입하는 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는 현행법상 민간인이 원전 방재구역에 들어오는 경우에도 모든 책임이 발전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에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테러방지법 개정을 요구하는 등 원전방재구역(EAB·Exclusive Area Boundary)에 낚싯배 출몰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다.

6일 한수원의 자료를 보면, 한수원은 최근 EAB로 진입하는 낚싯배를 막아달라는 공문을 해경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요청했다.

해경 등은 이러한 요청에 ‘제한구역을 출입한 일반인을 처벌할 수 없다’는 내용의 답변을 보냈다. 현행법상 제한구역과 관련된 모든 책임은 발전사업자인 한수원이 지도록 돼 있다.

원자력안전법 89조 5항은 ‘국가 외의 원자로 및 관계시설 등을 설치·운영하려는 자는 제한구역을 설정하고 일반인의 출입이나 거주를 제한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한수원은 공기업이지만 국가 기관은 아니다. 이 때문에 EAB 내 일반인(낚싯배) 출몰과 관련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육상과 달리 바다 출입은 현실적으로 막기 힘들다. 바다로 접근하는 배를 막기 위해서는 해상 EAB를 따라 울타리를 쳐야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방어가 가능하지만, 이는 현실적인 방안이 아니다. 한수원 내부에서는 지도선을 띄우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내부 규정이 없어 현재 논의만 진행 중이다.

기장군은 해당 지역을 낚시 금지구역으로 설정해 놓았다. 기장군은 이러한 내용을 고시했지만 실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고리민간환경감시단 최선수 센터장은 “한수원이 부표를 띄워놓고 출입을 제한해달라고 하고 있는데, 낚싯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며 “법의 맹점을 없애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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