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성 불구 타 대학과 차별”
- 부산가톨릭대 등 4곳 반발
부산도시철도 노선도에 표시돼 있던 일부 대학명이 내년부터 사라진다. 노선도에서 빠지는 대학들은 정식 역명에 들어간 대학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부산교통공사는 내년 1월부터 부산도시철도 역사 전동차 승강장 내에 있던 1~4호선 노선도 중 장전(부산가톨릭대)·남산(부산외대)·대티(동주대)·양산역(동원과학기술대)의 대학명이 부기역명 계약 만료로 빠진다고 6일 밝혔다.
부기역명은 2008년부터 5년마다 부산교통공사가 입찰을 시행해 기존 역명과 같이 표기하는 역명으로 유상판매되고 있다. 현재 총 16개 역에 17개 기관이 돈을 내고 참여 중이다.
문제는 도시철도 1~4호선에 정식 역명으로 들어간 대학과 5년 동안 돈을 내고 대학명을 넣어야 하는 대학이 차별을 받는다는 점이다. 대부분 대학이 국비를 지원받아 교육을 하고 있어 공공성을 띠고 있다. 똑같은 대학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어느 대학은 역명 표기를 위해 돈을 냈다.
부산교통공사는 역마다 다른 입찰 가격을 공개하지 않지만, 5년 동안 부기역명을 기재하는 데 드는 비용은 원가 용역을 통해 산정돼 2억~3억 원 정도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가톨릭대·부산외대·동주대·동원과학기술대는 지난 1일 부산교통공사와 부기역명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해당 대학들은 돈을 내고 대학명을 올리는데 부담을 호소했다. 계약이 만료된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 교육이 공공성을 띠는데 공공재인 도시철도에 이름을 올리기에 너무 비싸다. 외부에서 찾아오는 학생이나 방문객들을 위해 대학 이름은 역명에 표기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달리 도시철도 1호선 부산대역과 교대역, 2호선 동의대역과 경성대·부경대역, 4호선 동부산대학역과 영산대역은 개통 당시 부산교통공사 역명심의위원회가 열려 정식 역명으로 선정됐다. 해당 대학들은 따로 부산교통공사에 돈을 내지 않는다.
부산교통공사는 돈을 내는 대학에 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교통공사 담당자는 “부산대역과 교대역 등 역명은 유상으로 판매되는 부기역명 제도 도입 전 향토지리학자 등 전문가들이 모여 심의를 거쳐 선정된 것이라 되돌릴 수 없다. 그렇다고 다른 대학명도 역명에 무상으로 넣어주게 되면 정식 역명과 부기역명 구분 체계가 무너진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